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여동생인 마거릿공주가 9일 타계했다. 향년 71세. 버킹엄궁은 성명을 통해 "마거릿 공주가 입원중이던 에드워드 7세 병원에서 이 날 아침 6시30분(현지시간) 잠든 가운데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마거릿 공주는 최근 3년사이 두차례 뇌졸중을 일으켰으며 8일 오후에도 또 한번의 뇌졸중을 일으켰다. 8일밤에는 심장에 문제가 발생, 다음날 새벽 2시30분 거처인 캔싱턴궁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날 아침 숨을 거뒀다. 버킹엄궁은 공주의 두 자녀인 린리와 새러 채토가 고인의 곁에서 임종을 지켰으며 여왕과 여왕모후를 비롯한 왕실 가족들이 밤사이 계속해서 공주의 용태에 관해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왕세자궁인 세인트제임스궁 대변인은 친구들과 더비셔주의 채츠워스에 머물고 있는 찰스 왕세자가 마거릿 공주의 타계소식을 듣고 "매우 슬퍼했다"고 밝히고 그의 두아들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손도 역시 슬픔에 잠겼다고 덧붙였다. 노포크주에 있는 왕실 별장 샌드링엄 하우스에 머물던 엘리자베스 여왕은 런던시내 관저인 버킹엄궁으로 돌아왔으며 버킹엄궁은 조기를 게양했다. 감기에서 회복중인 올해 101세의 여왕모후는 샌드링엄 하우스에 머물고 있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아프리카 순방중 시에라리온으로 향하는 비행기내에서 소식을 듣고 "마거릿 공주의 타계 소식을 들어 매우 슬프다. 여왕과 여왕모후, 그리고나머지 왕실에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제1야당인 보수당의 이언 던컨 스미스 당수는 "오늘 아침 마거릿 공주가 병원에서 타계했다는 발표를 듣고 매우 슬펐다. 활동적인 왕족으로 국가에 충실히 봉사한마거릿 공주를 전국민이 그리워할 것이다"고 말했다. 제2야당 자유민주당의 찰스 케네디 당수도 마거릿 공주의 타계소식에 애도를 표했으며 헬렌 리델 스코틀랜드 담당 장관도 애도의 뜻을 전했다. 마거릿 공주는 지난 30년 8월21일 스코틀랜드의 글래미스성에서 마거릿 로즈라는 이름으로 태어났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왕족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고 매혹적인 외모와 의상감각, 바쁜 사회생활로 유명했다. 그녀는 지난 51년 왕위계승서열 2위에 올랐으며 50년대에는 이혼남인 피터 타운센드 대위와 사랑에 빠졌으나 정계와 왕실, 교회의 압력으로 그와 헤어졌다. 마거릿 공주는 이후 사진작가 앤터니 암스트롱-존스와 결혼, 2명의 자녀를 두었으나 지난 78년 이혼했다. 지난 70년대에는 17살 연하로 뚜렷한 직업이 없었던 로더릭 "로디" 르웰린이라는 남자와 염문을 뿌리기도 했다. 골초였던 마거릿 공주는 호흡기 질환을 자주 앓았으며 지난 85년 1월에는 한쪽 폐의 일부를 제거했고 지난 98년 2월과 지난해 3월에 경미한 뇌졸중을 앓았다. 그녀가 공개석상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인 것은 지난해 성탄절 직전에 열린 글로스터 공작부인 앨리스 공주의 100회 생일파티였다. 당시 그녀는 휠체어에 탄 채 짙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으며 뇌졸중으로 시력에 영향을 받았고 얼굴도 치료약 복용으로 인해 부은 상태였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