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8년 일본에서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위험한 만화가' 고바야시 요시노리(小林善紀)의 '전쟁론'을 보강한 후편이 최근 서점가에 등장했다. '전쟁론 2'라는 제목의 이 만화는 500여쪽에 걸쳐 일본의 전쟁책임론은 물론, 한국과 중국, 유엔인권위 등이 줄곧 지적해 온 일제 군위안부의 실체를 부정하는 등 '역사미화'로 일관하고 있다. '전쟁론 2'의 출판사는 정확한 부수공개를 꺼렸으나, 문제의 만화는 지난해 11월 중순 첫 발매돼 일주일만에 2쇄를 찍는 등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전편에 이어 상당히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만화책은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집필한 중학교 역사교과서가 일선 중학교에 교두보를 확보하는데 실패한 탓인지, `역사미화'의 강도를 끌어 올린 점이 눈에 띈다. 작가 고바야시는 후기에서 "3년반 동안 많은 공부를 해 증보판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으나, 그의 역사인식은 오히려 `퇴행'한 흔적이 역력하다. 만화책의 내용 가운데 `군위안부' 부분에서 고바야시는 군위안부 출신인 황금주(黃錦周) 할머니를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고 있으며, 제주도에서 위안부를 강제로 끌고 갔다고 고백한 일본인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의 `참회록'도 악덕 출판사의 상업주의와 결탁한 허구라고 주장했다. 고바야시는 당시 일본인 여성들도 참여한 근로 정신대는 있었지만, 한국이 주장하는 군위안부는 없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한국은 일본보다 더 못살았기 때문에 당시 젊은 여성들이 `기생'으로 팔려나가는 일도 허다했다며 `엉뚱한' 예를 들어 군위안부 문제에 물타기를 시도했다. 또 작가는 한국의 교과서에 위안부 문제가 실린 것은 일본보다 늦은 1997년으로, 군위안부 기술은 `일본발(發)'이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새 교과서...모임'은 7일 "이번에는 `전쟁론 2'이다"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갖는 등 또 다시 `자국중심 역사관'에 불을 지필 태세이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