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전 외상 경질로 정치적 시련을 겪고 있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이번에는 농수상 퇴진을 둘러싼 논란으로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발생한 일본내 광우병 발생과 대처과정에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다케베 쓰토무(武部勤) 농수상에 대한 자진 퇴임 압력이 집권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 확산되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자민당내 비주류 세력들은 다케베 농수상에 대한 불신임결의안이 5일 중의원에서 부결됐음에도 불구, 국민적 지지회복을 위해서는 다케베 농수상의 퇴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당내 최대파벌인 하시모토(橋本)파의 실력자인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 전 간사장은 "정치가는 진퇴를 빨리 결정하는게 좋다"고 농수상의 자진사퇴를 간접 촉구했다. 비주류의 이런 움직임은 그간 인기절정을 구가하던 고이즈미 총리의 인사 스타일에 휘둘려 왔으나, `다나카 파문' 이후 총리의 인기가 시들해 지는 틈을 이용해 인사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다케베 농수상을 경질할 뜻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어 자칫 이번 사태는 고이즈미 총리와 당 비주류간의 대결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여기에다 4개 야당은 중의원에서 불신임결의안 채택이 무산됨에 따라 참의원에 농수상 문책결의안을 제출키로 결정, 농수상 퇴진을 고이즈미 총리에 대한 정치공세의 소재로 활용할 태세여서 고이즈미 총리의 시름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케베 농수상의 경우는 다나카 전 외상의 경우와 달리 국민 대부분이 광우병 대처에 미숙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점이 고이즈미 총리에게는 부담이다. 책임소재가 불분명했던 다나카 전 외상은 경질하고, 책임이 `명확한' 농수상을 내각에 남겨둔다면 고이즈미 내각에 대한 민심이반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에서이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