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과 미국은 5일 이라크가 유엔에 조건없이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데 대해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재입국이 선행해야 한다고 압박 공세를 강화했다. 프레드 에크하르트 유엔 대변인은 이번 회담을 통해 유엔 무기사찰단이 이라크에 재입국하기를 바란다면서 "문제의 핵심은 유엔 사찰단이 이라크에 재입국하여 제재 조치를 해제할 수 있도록 사찰 작업을 마무리짓는 일"이라고 말했다. 에크하르트 대변인은 "이라크는 아무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을 경유해 유엔에 조건없이 만날 의향이 있다고 전해왔다"면서 "대화 의제는 이라크와 유엔의 협력방안"이라고 밝혔다. 아난 총장은 지난해 2월 26-27일 사이드 알-사하프 이라크 외무장관 일행과 만나 2차 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다음날 이라크 측이 제재 조치 해제를 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워 대화를 중단했다. 이와 함께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도 5일 이라크가 유엔과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데 대해 유엔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이라크 정부가 유엔의 무기사찰을 다시 허용할 때까지 이라크와 대화에 나서지 말라고 촉구했다. 파월 장관은 상원 외교관계위원회에 출석해 "이라크가 유엔에 토의를 하자는 요청을 해왔다는 보고가 있었다"면서 "이와 관련한 양측의 토의는 짧아야 한다"고 말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거하여 유엔 사찰단은 이라크에 재입국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타레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는 5일 수도 바그다드를 방문한 러시아 연방의회 대표단에 자국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미국의 위협에 확고한 반대 의사를 표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아지즈 부총리는 지난 주 러시아를 방문해 이라크 정부가 유엔 무기사찰단의 재입국을 거부하는 방침과 관련해 러시아 측의 지지를 얻어내려 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은 1990년 발생한 걸프전 이후 이라크에 제재 조치를 단행하고 무기사찰단을 파견해 왔다. 그러나 이라크는 1998년 미국과 영국이 공습을 단행하자 유엔 무기사찰단 입국을 거부해 왔다. (유엔본부 워싱턴 AP AFP dpa=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