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해 12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뒤 정부 부처의 고급 두뇌들이 국내외 민간기업으로 대거 빠져 나가고 있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홍콩 영자지 아이메일(iMail)은 4일 중국청년보(靑年報)를 인용, WTO 가입협상에 참여한 한 고위 관리가 연봉 100만위앤(한화 약1억4천만원)을 제시한 외국계 민간기업에 스카우트됐다면서 중국 두뇌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논평했다. 중국청년보는 이 관리가 WTO 협상을 주도한 대외무역경제합작부의 한 부서 책임자로 난항을 거듭했던 15년 협상기간 중 10여 년 간 '고난도' 협상에 참여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청년보는 WTO 가입 후 민간기업들의 무차별적인 정부 인재 스카우트 경쟁으로대규모 두뇌 유출이 우려된다면서 유능한 인재들을 민간기업에 뺏기지 않도록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중국의 민간기업들과 중국 시장 진출 및 투자 확대를 노리는 외국기업들은 중국정부의 고위관리 외에도 중국과학원과 군사 연구소의 연구원들에게까지 스카우트 손길을 뻗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WTO 가입 이후에만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700명중 300명이 이직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부 지역의 한 성(省)에서는 국가방위 관련프로젝트를 담당하던 수석 엔지니어 3명이 외국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국가 포스트 닥(박사학위 취득 후 과정) 관리위원회의 쉬 쑹타오 주임은 "재능있는 인재들의 엑소더스 현상 심화로 중국의 과학기술, 경제, 국가방위 분야의 안전이 위협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