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체니 미 부통령이 자신의 에너지 정책 태스크포스에 대한 의회 회계감사원(GAO)의 회의 내용 제출 요구를 거부한 것은 파산한 엔론 이외의 다른 에너지 기업들과 행정부간의 연관관계를 숨기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주간 타임이 3일 보도했다. 타임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엔론 이외의 다른 몇몇 에너지 기업들도 `설득과정치헌금'이라는 양동작전으로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영향력을 미칠 기회를 가졌다면서 체니 부통령이 훨씬 더 많은 것을 숨기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작년 5월 3일 백악관에서 체니 부통령 주재로 열린 태스크포스 회의 참석자 가운데는 몬태나 주지사 출신의 GOP사 회장인 마크 래시코트와 GOP의 전 회장 할리 바버 등 전기설비업계 로비스트 2명이 포함돼 있었다며 결국 회의 2주일 후나온 체니 보고서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공기청정 관련규제 재평가 등 이들 로비스트가 원했던 내용이 다수 들어갔다고 말했다. 특히 바버 전 회장은 이같은 로비 활동을 하던 지난해 5월21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위한 연회를 열어 최소한 25만달러의 정치자금을 모았는데 자신이 속한 업계에서만 15만달러를 기부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체니 부통령은 이 연회가 개최되기 하루 전날 자신의 관저에 스폰서와 정치자금기부자 등 수백명을 모아 성대한 리셉션을 열기도 했다. 체니 부통령의 태스크포스에 들어간 또다른 기업은 `피바디 에너지'라는 석탄재벌로 이 회사의 지주회사와 임원이 부시 대통령의 취임 이후 약 20만달러를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에 기부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이들은 이리 엔젤하트 피바디 회장과 다른 임원들이 작년 3월 태스크포스 관계자 2명과 만났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태스크포스팀은 같은 3월 원자력발전협회 관계자들로부터 연회에서 10만달러를 기부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회장 취임 이후 로비활동을 중단한 래시코트 GOP 회장은 부시 대통령 연회를 위해 기금을 모으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체니 부통령측도 태스크포스와 정치자금 모금과 어떤 연관도 없다고 주장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