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서부지역에 3일 리히터 규모 6.0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35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관리들이 밝혔다. 터키 당국은 사상자 규모가 이보다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지만 일요일이어서 직장이나 상점에 사람들이 거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지진의 강도 자체도 1만8천여명의 사망자를 냈던 99년의 대지진에 비해서는 약한 것으로 평가돼 당시와 같은막대한 인명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진은 이날 오전 7시11분(한국시간 오후 4시11분) 아피온주에서 발생했으며 진앙은 앙카라에서 남서쪽으로 300㎞ 거리의 볼바딘 근처로 분석됐다. 첫 지진 이후에도 수차례의 여진이 뒤따랐다. 이스탄불의 칸딜리 지진연구소는 첫번째 지진이 리히터 규모 6으로 측정됐으며가장 강력했던 여진은 첫 지진으로부터 두시간 뒤의 것으로 리히터 규모 5.3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 관측소는 첫 지진이 리히터규모 5.6, 두번째가 6.0을 각각 기록했다고 상반된 분석을 내놨다. 이날 지진은 진앙에서 수백㎞ 떨어진 터키 중부 및 북동부 지역까지 감지됐으나피해는 진앙가 가까운 아피온 지역에 집중됐다. 가장 피해가 컸던 아피온주 술탄다기에서는 관공서와 상점 등을 포함해 77채의건물이 파괴돼 최소한 11명의 주민이 매몰돼 있다고 내무부가 밝혔다. 볼바딘에서도 15채의 빌딩과 이슬람 사원의 첨탑이 붕괴됐으며 인근 농촌 마을에서도 파괴됐거나 불타는 가옥들과 붕괴된 축사의 잔해 속에서 죽은 동물들의 시체가 담긴 장면이 TV로 방영됐다. 국영 TV는 지진이 일어난후 공포에 질린 주민들이 발코니나 창문을 통해 뛰어내리다 다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압둘카디르 아칸 건설부 장관은 "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다행이 일요일이고 상점이 문을 닫아 막대한 피해는 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거의 지진 당시 늑장대처로 질타를 받았던 정부는 이번에는 즉시 피해지역에담요 3천장과 텐트 1천개를 보냈으며 구호작업을 담당할 군병력도 함께 파견했다고민영 NTV가 전했다. 볼바딘에는 노천병원이 설치되고 관계 기관 합동의 대책기구가 구성됐으며 99년대지진 이후 대거 설립된 비정부기구들의 의료요원과 구호대원들도 구호작업에 동참하기 위해 현지로 출발했다. 터키와 앙숙이었으나 99년 대지진 당시 지원활동으로 인해 크게 관계가 개선된그리스는 이날 지진 발생 직후 지원 의사를 밝혔으나 터키는 아직 외국의 지원이 필요한 단계는 아니라고 당국자가 말했다. 각료들과 함께 볼바딘의 피해현장을 둘러본 뷜렌트 에제비트 총리는 "정부는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모든 필요에 대처하고 있다. 정부는 최선을 다하고있다"고 강조하고 여진에 대비해 앞으로 며칠간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터키는 지형적으로 북 아나톨리아 판(板)에 속해있어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나라다. 지난 99년에도 터키 서부에서 대지진이 발생해 무려 1만8천명의 인명이 희생됐다. (앙카라.술탄다기 AFP.AP=연합뉴스)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