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 4천만명 가량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감기'의 진원지가 스페인이 아니라 프랑스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의 퀸 메리 대학 연구팀은 스페인 감기 바이러스가 제1차 세계대전의 서부전선이었던 프랑스에서 발생했으며 변형을 거친 뒤 치명적인 '살인무기'가 됐다고주장했다. 연구팀은 의학전문지 '랜싯 전염병(2월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외국 여행에 몇주 내지는 몇달이 걸리던 시절 스페인 감기가 이 처럼 멀리 떨어진 지역에 급속히확산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스페인 감기는 이미 이 전에 전세계에 널리퍼져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살인 감기'가 지난 1916년 프랑스에 주둔한 영국 군인들에게서 처음 출현했으며, 1917년 영국에서도 발생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감기'는 지난 1918년 9월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서 첫 희생자가발생한 이래 불과 몇 달만에 알래스카, 호주, 영국, 중국, 인도,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 노르웨이의 스피츠베르겐 등지로 번져나간 20세기 최악의 전염병. 스페인 감기 바이러스는 1918년 2월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럽 각지에서 피난민들이 몰려든 스페인의 관광도시 산 세바스티안에서 처음 출현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다. (파리 AF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