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임시정부가 수도 카불외곽으로 통치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으나 현지 군벌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가니스탄 동부 파크티아주 주도 가르데즈에서는 31일 아프간 임시정부가 파크티아주 지사로 임명한 파드샤 칸과 현지 군벌 사이프 울라가 통치권을 놓고 정면대결을 벌여 칸의 군대가 패주했다고 현지 관계자들이 전했다. 영국 BBC특파원은 임시정부가 파크티아주의 군벌 사이프 울라를 제치고 인근 지역의 군벌 파드샤 칸을 임명하면서 이같은 불미스런 사태가 발생했으며 이틀간에 걸친 교전으로 모두 60명이 사망하고 200명이 인질로 잡혔다고 보도했다. 특파원은 또 현지에 정부군이 파견돼 있으나 아프간 임시정부가 임명한 파드샤칸을 지지하지 않은채 중립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군도 행동을 삼가며 인근에 주둔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칸의 형제인 와제르 칸은 사이프 울라 병력과 전투에서 파드샤 칸측 병력이 "최소 40명"이 숨졌으며 전사 300여명이 포로로 잡힌뒤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사이프 울라측의 지휘관 사예드 누라가도 이번 전투에서 사이프 울라 전사 8명이 숨졌다고 확인했다. 두 군벌간 전투는 전날 낮 파드샤 칸측 병력이 카불에서 남쪽으로 100㎞ 떨어진가르데즈에 도착해 지사 관저에 아프가니스탄 임시정부 깃발을 게양하면서 발생했다.전투는 이날 오전 칸측 전사들이 주변 언덕의 사이프 울라측 전사들을 향해 로켓탄을 발사하면서 재개됐다. 전투 지역을 빠져나온 주민들은 사이프 울라가 부르하누딘 랍바니 전 대통령을,파드샤 칸이 모하메드 자히르 샤 전 국왕을 각각 지지하고 있으며 두 세력은 탈레반이후 권력 진공상태가 된 파크티아와 인근 호스트주의 주도권을 놓고 다투고 있는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의 동맹세력으로 미군 특수부대와도 협력해온 파드샤 칸은 사이프 울라측이 알카에다와 탈레반 동조세력이라고 비난해왔다. 그러나 사이프울라측은 파드샤 칸이 자신들을 알카에다 및 탈레반 세력이라고 거짓으로 지목해 과도정부 수립을 축하하기 위해 카불로 가던 마을 원로 12명이 미군의 폭격을 받아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전투는 탈레반 정권이 와해되고 아프가니스탄에 과도정부가 들어선 이후벌어진 군벌들간 전투 가운데 가장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서 북부 쿤두즈에서도 유사한 군벌들간 전투가 발생했으나 20년간 전쟁을 겪은 이 나라에서는 충분히일어날 수 있는 사소한 충돌로 간주됐었다. 그러나 미국을 방문중인 하미드 카르자이 과도정부 수반은 30일 아프가니스탄의재건기간에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더욱 강력한 국제평화유지군의 파견이 필요하다고촉구했다. 중화기가 동원된 가운데 이틀째 계속되고 있는 임시 정부군과 현지 군벌간의 이번 교전은 탈레반 패망 이후에도 아프가니스탄의 평화는 취약하기만 하다는 사실을잘 나타내주고 있다. 특히 상황이 악화될 경우 파키스탄과의 접경 산악지대에 은신중인 알카에다 잔당을 소탕하기 위한 미군의 작전에도 지장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가르데즈 AFP.AP=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