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고위 국가안보보좌관들과 논의한 뒤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 억류돼 있는 사람들은 포로(POW)로 대우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방송이 28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 발언은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억류 중인 탈레반과 알-카에다 전사들을 전쟁포로로 재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보도가 있은 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이들에 대해 제네바협약을 적용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른 법률적 문제에 대해서는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관타나모 캠프 X-레이에 억류돼 있는 사람들을 `살인자''라고 부르면서"이들의 지위를 결정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이들 158명은 인간적 대우를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 정부 내에서는 제네바협약 적용 여부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제네바협약이 적용되면 억류자들은 자신의 분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권리를 갖게 되며 이번 결정이 미래 분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군 포로가 어떤 대우를 받게 될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미 정부는 현재 이들을 심문을 할 수 있는 `불법적 전투원''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국제 앰네스티 등 인권단체들은 미 정부의 입장에 반대해 이들에게 전쟁포로 지위를 인정하고 생활환경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불법적 전투원''에게도 제네바협정을 적용해야 하느냐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전쟁포로 문제에 관한 한 이 문제는 해결됐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그들을 포로로 부르지 않을 것"이라며 "그 이유는 알-카에다가 알려져 있는 군대가 아니기 때문이며 그들은 살인자이고 테러리스트들"이라고 말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포로지위 문제가 이날 오전 국가안보회의에서 논의됐다고 말했으나 논의된 내용과 파월 장관의 견해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