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는 마피아를 비롯한 국제 조직 범죄집단이 광범위하게 침투해 있으며 일부 스위스인은 이들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스위스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스위스 내 국제 조직범죄 활동을 조사한 니콜라지아노코풀로스 씨는 최근 발간된 `스위스내 조직범죄와 부패''라는 제목의 저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지아노코풀로스 씨는 스위스 국제방송 회견에서 "스위스는 전세계에서 몰려든 조직범죄 집단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마피아의 용광로와도 같다"면서 이탈리아 범죄조직 32개를 비롯해 러시아 17개, 미국 16개, 콜롬비아 13개, 벨기에 10개 등 다양한 국제 조직범죄 집단이 활개를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아노코풀로스 씨는 심지어 스위스인들만으로 구성된 범죄집단도 있으며 국제조직범죄 집단 가운데 4개 조직은 500명 이상의 유급 조직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이 마피아형 조직들이 스위스로 몰려드는 이유 중에는 ''최상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해 불법자금을 은닉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상당수는 매춘과 밀수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조직은 합법적인 기업을 설립해 실질 경제에 투자함으로써 범죄활동의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고 지아노코풀로스 씨는 전했다. 스위스 정부는 88년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엘리자베스 코프 씨가 스위스-레바논 합작은행의 부사장인 자신의 남편에게 돈세탁 수사 착수 사실을 귀띔한 사실이 공개돼 강제 사퇴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지아노코풀로스 씨에게 연구조사를 의뢰했다. 지아노코풀로스 씨의 조사에 따르면 수많은 스위스 공직자가 범죄조직에 연루해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아노코풀로스 씨는 "일부 허점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스위스의 법과 제도는 제대로 갖춰져 있지만 정치적 의지의 부족과 전략의 부재등으로 실제로 적용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아노코풀로스 씨는 조직범죄 퇴치운동의 일환으로 제네바에 `조직범죄관측소''를 설치해 전세계 범죄조직망에 관한 광범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