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강 서안도시 라말라에 연금된 채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단속 압력을 받고 있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미국의 평화노력 강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아라파트 수반은 그가 폭력행위 종식을 위해 적극 노력하지 않은데 대해 `실망했다''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뒤 서방언론과의 회견을 통해 부시대통령이 오히려 중동평화 회복을 돕기 위해 더욱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에게 "나는 당신의 아버지, 부시 대통령과 평화과정을 시작했고 그 일을 우리가 계속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외부로부터의 강력한 압력만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종식시킬수 있다며 앤터니 지니 미 중동특사의 복귀를 촉구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카타르의 알 자지라 위성방송과의 회견을 통해서는 미국민들이팔레스타인인들의 투쟁을 미국의 독립전쟁과 같이 이해해 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여러분이 미국에 대한 영국의 점령을 받아들였나요? 조지 워싱턴은 국민들과 함께 독립의 그 날까지 싸우지 않았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우리만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점령을 당한 민족"이라며 "어떻게 이것이국제적으로 용납될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26일 라말라 청사 앞으로 몰려든 2천여명의 지지자들에겐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한 독립국가를 수립하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칠 것이라고 거듭다짐했다. 그는 "신이여, 신성한 예루살렘 순교자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는 영예를 저에게주소서"라며 예루살렘 성벽에 팔레스타인 국기가 나부낄 때까지 독립 투쟁이 계속될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리엘 샤론 총리가 한 달 이상 지속된 평온을 활용하는데 실패함으로써스스로 평화를 바라지 않고 있음을 입증했다며 "이스라엘 사람들은 안보도, 평화도,안정도 원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그는 이스라엘 국민이 선출한 지도자 누구와도 상대할 것이라며 샤론 총리와의 평화협상 용의를 거듭 밝혔다. 그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자살폭탄 공격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는 우리 결정에 어긋나는 모든 과격단체들을 단속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