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일원에 지난해 말 50년 만의 혹한이 몰아친데 이어 최근에는 100년 만의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등 기상 이변이 지속되고 있다. 25일 기상 당국에 따르면 모스크바의 이날 낮 최고 기온은 영상 6℃로, 예년 평균 기온인 영하 6-8℃ 보다 10℃ 가량 높은 이상 고온이 계속되며 사흘 연속 비가내렸다. 밤과 낮의 기온을 평균한 하루 평균 기온도 영상 3℃로 지난 1904년 기록된 2.4℃ 이후 1세기 만에 가장 따뜻한 날씨를 보이고 있다. 모스크바 일원에서 최근 10여일 동안 계속된 영상 2-4℃ 안팎의 포근한 날씨는이번 주말까지 계속된 뒤 다음주부터 예년 기온을 되찾을 것으로 기상 당국은 예보하고 있다. 모스크바에는 앞서 작년 말 수은주가 영하 27℃ 까지 떨어지는 50년 만의 강추위가 2주일 가량 이어지며 폭설이 내려 곳곳에서 동사자가 속출하고 교통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같은 이상 고온 현상은 러시아 서남부 흑해(黑海) 연안 크라스노다르와 로스토프 나 도누 등 지방에도 몰아쳐 때아닌 홍수 피해 이재민이 생기는 등 이변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최근 낮 최고 기온이 영상 15℃ 까지 올라가는 초여름 날씨로 돈강이 범람하며 근처 주택 1천여 동이 부서지고 300백여 채가 물에 잠겨 수 천 명의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농경지 8만여㏊가 침수되고 주요 도로의 교통과 전기 공급이 끊기는 등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극동 연해주와 사할린 지방에도 최근 열대성 태풍으로 인한 폭설이 내려 주요도로의 교통이 통제되는 등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러시아를 비롯한 유라시아 대륙에는 지난해 말부터 전통적으로 추운 우랄 산맥동쪽의 시베리아 지방이 서쪽의 모스크바보다 따뜻한 기온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눈이 적은 지역에 폭설이 내리는 등 기상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같은 기상 이변의 정확한 원인을 아직 가려내지 못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