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4천만명에 달하는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바이러스 보균자 및 환자들이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에이즈 진행억제 약품을 구하지 못한다면 에이즈로 인한 희생자 규모가 중세의 흑사병 희생자를 능가, 사상 최악의 전염병으로 비화할 것이라고 한 의학전문가가 주장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가족건강과 국제에이즈연구소(HIAI)의 피터 램프티 소장은 브리티시메디컬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질병과 사망자 발생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에이즈는 머지 않아 중세때의 흑사병을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선(腺)페스트''라고도 불리는 흑사병은 14세가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창궐, 4천만명이 희생됐다. 에이즈는 1980년대초 이후 지금까지 2천500만명의 목숨을 앗아 갔으며 현재 하루 1만4천명 정도의 새로운 에이즈바이러스(HIV) 감염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새로운 HIV 감염자의 95%는 에이즈 관련 필수 의약품을 구할 수 없는 최빈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램프티 소장은 "약품을 구할 수 없다면 4천만에 달하는 에이즈 환자와 보균자들대부분이 목숨을 잃게 된다"면서 "철저한 예방조치와 지원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적당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는 치료약품이 절박한 실정이며 효과적이고 안전한 백신도시급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성생활의 변화를 유도하고 콘돔 사용을 권장하는 프로그램도 효과가 있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이 빈곤국가에서는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으며 극소수의 국가에서만 효과를 거두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