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알 카에다 포로 존 워커 린드(20)가 24일 법정에처음으로 출두, 자신의 죄목을 시인했다.


워커는 이날 미국 버지니아주(州) 알렉산드리아의 연방 법원에서 열린 예심재판에 출두, 재판부 앞에 선 채 자신의 죄목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차분한 목소리로"알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커티스 슈월 예심판사가 형량에 대해서도 알고 있느냐고 묻자, 역시"알고 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린드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체포될 당시의 장발과 수염을 모두 자른 상태로, 녹색의 죄수복 차림으로 법정에 출두했다.


그는 또 다음달 6일로 예정된 1심 재판까지 구금될 것이란 점을 알고 있냐는 질문에 "모르고 있습니다. 질문이 전혀 없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이날 재판이 이뤄진 알렉산드리아 연방 법원은 펜타곤에서 몇 km 떨어진 곳에위치해 있으며, 옥상에 저격수가 배치되고 주변에 무장 병력이 배치되는 등 삼엄한경비가 펼쳐졌으며 법정 입구에 추가의 금속 탐지기가 설치되기도 했다.


린드의 부모는 이날 법정 앞에서 두번째 열에 앉아 재판과정을 지켜봤다.


어머니의 성을 따르고 있는 워커는 지난 15일 재외 미국인 살해 공모와 테러 조직인 알 카에다 지지 등 4개 혐의로 기소됐으나 유죄가 인정돼도 최고 무기징역까지만 선고되기 때문에 사형은 면할 수 있게 됐다.


워커는 지난 22일 삼엄한 경비 속에 북 아라비아해에 있는 미국의 수륙 양용 공격함 바탄호를 떠나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의 미군 기지에서 C-17 수송기로 옮겨졌으며 23일 저녁 워싱턴과 인접한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도착했다.


워커는 지난해 11월 쿤두즈에서 포로로 붙잡혀 마자르-이-샤리프 외곽의 포로수용소에 수용됐으나 탈레반 및 알 카에다 병사들과 함께 폭동을 일으켰다가 체포된뒤 45일동안 심문을 받았다.


캘리포니아 출신인 워커는 지난 1997년 이슬람교로 개종한 후 지난해 탈레반 군에 합류했다.


사법 당국은 워커에 대한 심문을 토대로 작성한 기소장에서 그가 9.11 연쇄 테러 3개월 전에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에 보낸 요원들이 자살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알 카에다 진영에 합류해 있었다고 밝혔다.


(워싱턴 AP=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