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비판론자로 세계 사회학의 석학이자프랑스의 대표적인 지성인 피에르 부르디외가 23일 밤 파리 병원에서 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1세. 부르디외는 사회 학자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노엄 촘스키와 함께 세계화, 신자유주의 반대 진영의 대표적인 학자이며 지난 2000년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가하기위해 한국을 다녀간 적도 있다. 지난 60년대 프랑스 사회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고등교육제도에 대한 그의 비판은 68년 학생운동의 전조가 됐으며 93년 펴낸 ''세계의 비참''은 사회 빈곤과 박탈을 설파한 명저로 이름이 높다. 그는 이론적 사회학 연구 외에도 노동자 파업, 환경보호운동 등 다방면의 사회운동 현장에 직접 참여했으며 최근에는 미국 주도의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강력히비판했다. 부르디외는 방송, 신문 등 언론의 획일적이고 수동적인 여론 재생산 구조에 대한 신랄한 분석으로도 유명하다. 부르디외는 "세계화는 구체적으로 조정하는 기관이 없고 이름없는 집단적 존재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항공기없는 조종사처럼 위험하다"며 지식인이 세계화, 신경제주의의 병폐를 알리고 경고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부르디외는 권위있는 ''콜레주 드 프랑스''의 교수를 지냈으며 근래에는 출판사를설립해 신자유주의 비판 저서를 다수 출판했다. 자크 데리다는 부르디외가 "자신의 연구까지를 포함해 사회활동의 모든 분야를분석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었다"며 "극도의 비판적 작업의 결과 객관화가 그의 연구의 중심이 됐고 이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데리다는 부르디외가 "1995년부터 급진적이고 매우 고독한 사회투쟁을 벌였다"며 "우리는 접근 방법이 다르긴 했지만 그에게 영감을 불어넣은 주제들에 대해 나역시 매우 가까이 있다는 점을 느꼈다"고 밝혔다. 리오넬 조스팽 총리는 그의 별세 소식을 접한 뒤 성명을 내고 "그는 현대 사회학의 석학이자 프랑스의 위대한 지성이었다"며 "그의 연구는 그로 하여금 자본주의사회비판의 첨단에 서게 했다"고 애도했다. 일간 르몽드는 그가 "좌익중의 좌익"으로 "모든 방면에서 투쟁한 사회학자"라고지적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