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유혈사태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레바논 헤즈볼라 게릴라와 이스라엘 군이 3개월만에 충돌, 중동긴장이 더욱 고조하고 있다. 시아파 헤즈볼라 게릴라들은 23일 레바논 남부 셰바 농장지대의 이스라엘 군 전초기지에 로켓탄과 박격포를 동원해 선제공격을 가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즉각 전폭기를 출격시켜 남부 레바논을 보복 공격했다. 이번 충돌로 지난해 10월 이후 잠잠했던 레바논 국경지대의 휴전이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스라엘측은 이란과 시리아가 헤즈볼라의 공격을 부추겼다고 비난, 이-팔 분쟁에 주변 아랍국들이 말려들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레바논 경찰에 따르면 헤즈볼라 게릴라들은 1967년 중동전쟁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레바논-시리아 접경 셰바 농장지대 안의 람타, 사마카, 로와이사트 알-알람 마을에 있는 이스라엘 군 전초기지에 박격포 20발과 107㎜ 카튜사 로켓탄을 발사했다. 헤즈볼라는 셰바 농장지대 반대편 크파르슈바 계곡을 비행하던 이스라엘 무인정찰기를 향해 15분간 포격을 가하기도 했다. 헤즈볼라 책임자는 이스라엘 군이 레바논 영공과 주권을 자주 침범한데 대한 보복으로 작전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 서방 소식통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잇따라 공격한데 대해 헤즈볼라가 가만히 앉아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 공격이라고 분석했다. 한 소식통은 "헤즈볼라의 공격은 이란과 시리아의 승인 하에 이뤄졌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은 헤즈볼라의 공격직후 전폭기를 4회 출격시켜 헤즈볼라가 장악하고 있는 크파르슈바 지역에 미사일 8발을 발사했으며 4분 간격으로 155㎜ 박격포 40발을 퍼부었다. 이날 충돌로 사상자가 발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공격에 이란과 시리아가 청신호를 켜준 것이라며 이 두나라를 정면 비난했다. 이스라엘의 비냐민 벤 엘리저 국방장관은 "이스라엘 군은 유엔이 설정한 국경에서 철수하는 등 모든 조치를 다했는데도 헤즈볼라가 도발을 일으켰다"며 "이란과 시리아 내부의 강경파들이 팔레스타인 봉기를 지원하기 위해 전선을 구축하기로 결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도 "이란이 헤즈볼라를 동원해 폭력사태를 악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에도 불구, 23일에도 경찰의 엄호 아래 불도저를 동원, 예루살렘에 있는 팔레스타인 가옥 2채를 파괴하는 등 공격을 계속했다. 이스라엘측은 베이트 하니나 지역에 있는 건물이 당국의 허가없이 건설됐기 때문에 철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군중 1천500여명은 이날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하마스 대원 3명의 장례식에 운집했으며 하마스 지도부는 자살폭탄테러를 재개할 것을 독려했다. 하마스와 파타 등 팔레스타인내 모든 무장단체 파벌들은 이스라엘에 대항해 총동원령을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콜린 파월 미국무장관과의통화에서 미국의 앤터니 지니 중동특사를 현지에 다시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측은 그러나 아라파트 수반에게 과격단체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을 재차 요구하면서 지니 특사 파견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루살렘 베이루트 AP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