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말 역사적인 한일월드컵축구대회를 앞두고''개고기논쟁''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에 큰 원군이 생겼다. 비록 이번 월드컵대회에 출전하지는 못하지만 축구열기만큼은 다른 어느 유럽국가도 무시할 수 없을만큼 광적인 베트남이 유럽국가들의 집중적인 공격에 외로운 투쟁을 하고있는 한국의 편을 들고 나선 것. 베트남 보건부의 황투이티엔 식품위생국장은 최근 유럽언론들의 개고기시비에대해 "우리는 한국이 개고기판매를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국가들은 고유의 전통음식문화를 갖고 있고 그 전통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명문 하노이법과대학의 응웬부투이양은 자신도 개고기를 즐겨 먹는다고 당당히밝히며 "유럽인들이 한국인이나 베트남인들이 먹지 않는 특유의 전통음식을 먹는다해서 동양인들이 그들을 나쁘다고 하지 않으며 먹지 말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이유는 각 나라는 그 나름대로 특색있는 문화와 전통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베트남은 한국보다 훨씬 더 개고기를 즐기는 나라다. 한국은 개고기라는 이름 대신 ''영양탕'' ''사철탕'' 등의 별명을 걸어놓고 뒷골목에서 보신탕을 팔고 대부분 여름철에 남자들이 주로 애용하지만 베트남은 시내 한복판에도 버젓이 ''개고기(CON CHO)''라는 간판을 걸고 상점 앞에 고기를 진열해 놓고있다. 그들의 관습에 따라 음력으로 매달 15일 이후에 보신탕을 먹기는 하지만 일년내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즐겨 개고기를 먹는다. 한국은 보신탕집에서 한두가지 메뉴만 판매하고 있지만 베트남은 수육과 탕 외에 순대, 내장, 다리 등 부위와 조리방법별로 10가지가 넘는 다양한 메뉴를 두고 있으며 세트메뉴를 만들어 판매를 하기도 한다. 한국은 보통 전문식당에 가서만 보신탕을 먹지만 베트남인들은 시장이나 전문가게에서 고기를 사서 집에서 식구들이 함께 조리해 먹기도 한다. 개고기는 kg당 2만동(약 1천800원) 정도로 돼지고기보다도 싸서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쉽게 살 수가 있다. 베트남인들은 회사의 회식장소로 개고기집이 수십채 밀집해 있는 하노이 북부의쾅바와 야탄거리를 찾고 있으며 손님대접에도 이곳을 이용한다. 한 가게주인은 이 곳에서 하루 팔리는 개만도 수백마리는 될 것이라고 말해 베트남인들의 선호도를 가늠케 했다. 매달 몇번씩은 이곳을 찾는다는 회사원 부탄중씨는 "개고기는 베트남인들에게전통적으로 건강을 유지해 주는 음식으로 꼽히고 있다"고 말하고 "유럽인들은 식용개와 애완용개를 착각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특파원 kh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