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캘커타 소재 미국 문화원에 22일 중무장한 괴한들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인도 경비경찰 5명이 숨지고 20명이 부상했다고 경찰 관계자들이 밝혔다. 천으로 얼굴을 가린 괴한 4명은 이날 오전 6시30분(현지시간)께 오토바이 2대에나눠타고 캘커타 중심가에 있는 미 문화원 앞에 도착, 경비원 등을 향해 자동소총등을 무차별 난사한 뒤 도주했다. 사건발생후 뉴델리를 비롯, 인도 전역의 미 공관및 시설물과 함께 서벵골주 전역에는 최고경계령이 내려졌다. 수조이 차크라보르티 캘커타 시경국장은 "미 시설물에 대한 테러공격"이라면서현장에서 AK-47 소총탄피가 다수 발견됐다고 전했다. 괴한들은 경비병력의 교대시간을 틈타 공격했으며, 사건발생 당시 문화원내에는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사람이 없었지만 경비경찰 5명이 숨지고 경비경찰 18명과 행인 1명, 사설 경비대원 1명이 다쳤다고 경찰과 문화원 관계자들은 전했다. 문화원 관계자들은 직원은 한명도 다치지 않았다고 확인하고 문화원 주변에 유혈이 낭자하다고 전했다. 4층짜리 건물인 문화원에는 도서관과 대사관 대민부서, 공보부서 및 문화행사용부속시설 등이 들어있으며, 건물 주변은 반미시위 장소로 자주 이용되어왔다. 범인들의 신원이나 사건 경위 등 더이상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파키스탄 소재 이슬람 테러 단체는 캘커타 미 문화원 테러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파키스탄의 `스타 뉴스'' 채널은 `하르카트-울-지하드-이-이슬라미''가 캘커타 경찰에 전화를 걸어 미 문화원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하르카트-울-지하드-이-이슬라미''는 인도령 카슈미르의 파키스탄 반환을 요구하는 단체로, 미국의 테러단체 리스트에 올라있는 `하르카트-울-안사르'' 산하에서활동하고 있다. 인도의 랄 K.아드바니 내무장관은 이번 사건에 파키스탄군 정보부(ISI)가 개입됐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번 사건으로 미국과 인도의 테러척결의지가 공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I.D.스와미 인도 내무차관도 미문화원 공격은 "파키스탄에 본부를 둔 지하드 단체들의 테러행위로 보인다"면서 "지난 12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테러 척결 선언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의 대 테러정책에는 변화가 없는 것이 분명하다"고 비난했다고 인도 UNI통신이 보도했다. 서(西)벵골주(州)의 아미트 키란 데브 내무장관은 "경비원 교대시간에 발생했다는 점으로 볼 때 이는 계획된 공격이 분명하다"고 주장하고 "경찰은 응사할 시간도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파키스탄 외무부의 모하메드 아지즈 칸 대변인은 미문화원 테러사건을 비난하면서도 인도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번 사건은 작년 12월 13일 인도의사당 테러사건이후 인도와 파키스탄간 국경긴장이 고조되면서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인도의 압력에 따라 강력한 테러 척결의지를 표방한 후 발생한 것으로 양국간 긴장완화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캘커타 AP.AFP=연합뉴스) y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