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에너지기업 엔론사(社)의 파산으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 가운데 200여명이 단체를 결성해 추가 퇴직금 지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엔론이 파산을 신청하면서 해고된 4천500여명의 근로자들 가운데 한명인 로드조던(63)은 20일 이 회사 전직원들로 엔론퇴직자연맹을 결성했다면서 이 단체가 엔론 파산소송을 다루는 아서 곤살레스 파산법원 판사에 대해 엔론의 전직원들로만 참여하는 채권자위원회의 구성을 승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현재 채권자위원회에는 채권은행들과 지난달 해고된 엔론 소속 변호사들이 포함돼 있다. 엔론은 파산신청을 전후해 해고된 근로자들에게 회사측이 지급한 금액 이외에추가로 퇴직금을 받기를 원할 경우 파산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채권자 자격을 부여받을 것을 통보했다. 엔론은 이와같은 소송을 낸다고 해서 퇴직금 지급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퇴직금을 받게 되더라도 그 시기는 "보통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는 파산절차가 완료된뒤"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곤살레스 판사는 해고 직원 1인당 4천500달러의 퇴직금을 승인했는데 이는 회사측의 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한 금액보다 수천달러가 적은 액수다. 파산 전문가인 브루스 맥거번 사우스텍사스법대 교수는 근로자들만의 채권자 위원회를 허용할 경우 다른 채권자들도 같은 요구를 내걸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곤살레스 판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오는 24일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의 엔론 회계관련 서류 파기사건에 관해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인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산하 감독.조사소위원회는 엔론사의서류를 파기한 것으로 알려진 아서 앤더슨의 전직원 데이비드 던컨 등을 상대로 신문할 예정이다. 던컨이 자발적으로 청문회에 출석할 지는 분명하지 않다. 켄 존슨 에너지상무위대변인은 "출석을 꺼리는 증인들에 대해서는 정식 소환장을 발부할 태세가 돼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존슨 대변인은 "많은 사람들이 면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위원회에 접근했으나우리는 누구에게도 면책을 제안하지 않았으며 현재로서는 이를 고려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으로는 던컨 이외에 던컨을 비롯해 엔론사 회계를 맡았던휴스턴 사무소의 회계사들에게 회사의 문서 파기 정책을 알리는 e-메일을 보냈던 아서 엔더슨의 조지프 베라디노 변호사와 조지프 베라디노 최고경영자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휴스턴.워싱턴 AP=연합뉴스)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