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워너브라더스(WB)11 방송이 지난 16일(현지시간) 한인사회 개고기 식용 실태 과장ㆍ왜곡 보도와 관련 뉴욕한인회 특별 대책위원회(위원장 박윤용) 앞으로 ''정중한 유감의 뜻''을 표명해 온 것은 우선 미 주류사회에 한인들의 집약된 힘을 보여줬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그러나 이번 서신에서도 WB11은 ''보도 내용에 잘못이 없다''는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유감의 뜻을 전했고, 시민감시단체인 ''아시안 아메리칸 미 언론대응 네트워크''(MANAA, 회장 가이 아이오키)가 ''개고기 관련보도에 문제가 없다''고 방송사손을 들어줬기에 ''절반의 승리''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 향후 미 언론들의 개고기식용 보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WB11이 한인사회의 개고기 식용실태를 과장ㆍ왜곡 보도한 것은 지난해 11월 19일. 이 보도가 나간 후 뉴욕한인회를 비롯한 한인사회는 개고기를 판매했다고 보도된 김씨농장과 나루터식당을 찾아가 사실 여부를 확인, 김씨농장에서 판매한 것은코요테였음이 드러났고, 나루터 식당도 보신탕이 아닌 염소전골을 판매한 사실이 밝혀졌다. 한인들은 즉시 WB11측에 항의했지만 WB11은 이후에도 3차례 더 ''한인 사회에 개고기 수요가 존재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한인권익신장위원회(회장 박윤용) 등 13개 한인단체들은 타민족단체와 협력해 조직적인 항의에 들어갔고, 뉴욕한인교회협의회(회장 황경일 목사)와 뉴욕ㆍ뉴저지 한인교육위원협의회(회장 김인자) 등이 항의 대열에 속속 동참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한인들은 자성론을 펴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한인단체와 의식있는 한인들은 미 주류 방송의 인종차별성 편파보도에 분노하며 항의했다. 결국 WB11이 이번에 ''정중한 유감의 뜻''이 담긴 서한을 한인사회에 보낸 것은 이같은 한인들의 작은 단결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이번 항의에 중국인ㆍ유대인 민족단체, 존 리우 뉴욕시의원 등의 참가를 유도한 것은 앞으로 비슷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강력히 대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19일 사이버 시위대 안티재팬(www.antijap.wo.ro)의 WB11 웹사이트 상대항의시위 및 김씨농장측의 방송사 상대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이 남아 있어 ''개고기파문''에 따른 항의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