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에너지 중개업체 엔론의 파산이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로런스 린지 백악관 경제 보좌관이 사전에 검토한 사실이 드러나 엔론과 부시 행정부의 유착 관계에 대한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1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엔론이 자금난으로 고전하던 시절 백악관 경제팀이 엔론 사태의 파급 효과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린지 보좌관은 엔론 이사회의 일원으로 지난 2000년 5만달러를 받았으나 엔론의 자금난에 대해 회사측 관계자들과 접촉을 가진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엔론의 붕괴가 경제에 광범위한 효과를 미치느냐에 대한 폭넓은 문제를 정부가 들여다보지 않았다면 왜 그랬느냐고 따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전제하고 "그들은 당연히 그것을 봐야 했고 실제로 그렇게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피터 피셔 국내 자금시장 담당 재무차관은 엔론의 파산 직전인 지난해 10월 하순과 11월 초 사이에 로런스 웨일리 엔론 사장으로부터 6-8차례에 걸쳐 전화를 받고 폴 오닐 재무장관에게 엔론의 파산이 미국이나 국제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견해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린지 보좌관의 백악관 경제팀도 피셔 차관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으나 린지 보좌관과 피셔 차관이 이 문제를 논의했는 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막강한 자금줄인 케네스 레이 엔론 회장은 회사의 파산에 앞서 오닐 장관 및 도널드 에번스 상무장관, 미치 대니얼스 백악관 예산실장 등 고위층과 잇따라 접촉했으며 에번스 장관은 레이 회장과의 통화 내용을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전달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엔론 사태와 관련해 잘못한 일이 전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