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최근 테러척결의지를 선언했지만 그의 앞길에는 여전히 국내외 난제가 산적해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14일 보도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국민 연설에서 파키스탄을 근거지로 테러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슬람 무장단체들을 단속하겠다고 천명하고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작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무샤라프 대통령의 이같은 조치는 분쟁 당사자인 인도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 내부에서 조차 반발을 초래하고 있어 당면과제의 해결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무샤라프 대통령은 파키스탄을 온건하고 진보적인 이슬람 국가로 만들겠다는 자신의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서 인도령 카슈미르주(州)의 분리독립운동에심정적 동조를 보여온 대다수 파키스탄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의 정치 기반인 군부를 비롯해 정부 각 부처에 산재해 있는 이슬람 동조자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여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현재파키스탄 군부는 무샤라프 대통령이 전통적인 적대관계인 인도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게다가 무샤라프 대통령이 단속을 천명한 파키스탄내 이슬람 무장단체들도 자신들에 대한 탄압은 부당한 것이라며 저항을 천명, 파키스탄 정부의 테러 척결 활동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무샤라프 대통령은 대국민연설에서 테러척결의지를 천명하는 한편 인도가 침공해 올 경우 모든 역량을 다해 자위권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혀 군부와 국민들의 의구심을 완화시키려 했다. 그는 또 이례적으로 인도가 협상 테이블에 나올 수 있도록 미국측이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분쟁 당사자인 인도측은 파키스탄을 근거지로 인도에서 테러 활동을 벌이고 있는 테러용의자 20명을 인도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무샤라프 대통령의 테러척결의지가 불충분한다고 비판해 무샤라프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아프간 공습으로 파키스탄과 공조체계를 구축한 미국이 카슈미르주의 테러를 척결해야 한다는 인도측 입장에 동조하고 있는 것도 무샤라프 대통령의 행동 반경을 좁게 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