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인해 남국 대륙의 얼음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최근 몇 년 간 남극의 기온이 오히려 내려갔다는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대학 지구.환경학과 피터 도런 교수팀은 13일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웹 사이트에 올린 연구보고서에서 남극 맥머도 계곡에 관측소를 설치해 기온을측정한 결과 1986-2000년 기온이 10년 평균 0.7℃씩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런 냉각현상은 가을과 여름에 특히 강했으며 이 지역의 취약한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실제로 눈이 없는 건조지역인 맥머도 계곡의야생 생물의 수는 1986-2000년 10%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도런 교수는 "이 결과가 화석연료 사용으로 세계의 지표면 온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증거와 상충하는 것은 아니다"며 "사람들은 다른 지역은 더워지는 반면남극은 유일하게 냉각되고 있음을 알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극만이 예외적으로 냉각되는 것은 해류 사이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상호작용 때문으로 추정했다. 지구온난화로 해양 대류 체계에 변화가 생기고 이에 따라남극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남극 주변 바다가 냉각됐다는 것이다. 도런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남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 재앙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된 것은 기후관측소가 대부분 남아메리카에 인접한 남극반도에 설치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이 지역은 사람들의 접근이 쉽기 때문에 많은 국가가 이 지역에 기후관측소를 설치했고 이에 따라 온난화가 다른 곳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도런 교수는 그러나 "남극이 기후상으로 다른 지역과 계속 격리돼 있을 수는 없다"며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냉각현상은 온난화가 잠시 지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유엔의 과학자문기구인 기후변화정부간위원회(IPCC)는 지난해 지구의 지표면 평균온도가 20세기에 0.6℃상승했으며 1990년과 2100년 사이 1.5-5.8℃ 상승해 기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었다. 한편 미 헌츠빌 소재 앨라배마대 대기학과 존 크리스티 교수팀은 미 국립해양기후국(NOAA) 인공위성으로 수집한 기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세계 평균 기온은 20세기(1979-1998년) 평균보다 0.0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NOAA 인공위성이 대기관측을 시작한 1979년 이래 2001년이 9번째로 따뜻한해였음을 의미한다. 가장 기온이 높았던 해는 이 기간 평균온도보다 0.46℃가 높았던 1998년이며 기온이 가장 낮은 해는 평균보다 0.26℃가 낮았던 1984년 이었다. (파리 AF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