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前) 미국 대통령 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역임한 사이러스 R. 밴스가 타계했다고 관계자들이 12일 밤 전했다. 향년 84세. 아들인 밴스 2세는 아버지가 알츠하이머병으로 오랜 투병생활을 한 끝에 시나이메디컬센터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시나이 메디컬센터도 밴스 전 장관이 이날 오후 4시15분(현지 시간)께 숨졌다고말했으나 사망원인 등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30여년 이상을 정부와 의회,유엔에서 활약한 밴스는 카터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으로 경력의 절정에 올랐으나 80년 4월 카터가 이란내 미국인 인질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을 승인한 것에 항의, 사임했다. 밴스 전 장관은 화려한 스타일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는 달리 조용하고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성격이었으며, 각국 분쟁, 인종갈등을 겪는 미국내 도시 등에서 평화의 해결사로 이름을 날렸다. 카터 전(前)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밴스 전 장관은 평화와 인권을 옹호한 정치인이었다"며 "미국인과 전 세계는 그의 우정과 친절, 인도주의적 업적을 그리워하게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지난 1942년 예일대 법대를 졸업한 밴스 전 장관은 해군에 입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지역에서 참전한뒤 57년 상원 군비소위원회에서 특별 자문관으로 활동하며 정부에 첫 입문했다. 이후 그는 육군장관(62년)과 국방부 부장관(64) 등을거쳐 1977년 국무장관에 임명됐다. 밴스 전 장관은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평화협정을 이끌어낸 캠프 데이비드 협상과 파나마운하 협약, 구(舊)소련과의 전략무기제한협정(SALT) 타결과정에서 중요한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1967년 말과 1968년 초에는 한반도 평화유지 임무를 맡기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 AP.AFP=연합뉴스)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