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명문대인 미국의 하버드대학이 되도록이면 젊은 교수를 영입하려는 정책을 채택하면서 학내 노장교수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받고 있다. 11일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젊은 피를 수혈하려는 방침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정부 시절 재무부장관을 지냈다가 지난해 중반 취임한 로런스 서머스 총장에의해 주도되고 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을 졸업한 서머스 총장은 28세 때 하버드대 교수가 되면서 20대에 하버드대 교수가 된 극소수 중 하나로 꼽힌 인물이다. 총장 취임 후 각종 개혁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서머스 총장은 이미 영국 케임브리지대, 미국 스탠퍼드대로부터 하버드대로 이적하려던 각각 54세된 2명의 교수의 영입을 좌절시켰다. 서머스 총장이 이끄는 하버드대가 지금 바라는 교수상은 과거 훌륭한 연구업적을 남기고 사계의 최고교수로 이미 부상된 인사가 아니라 젊고 장래가 촉망되는 교수이다. 현재 하버드대에서 특별한 잘못이 없으면 교수직을 영구히 보장받게 되는 소위''종신직''교수의 평균 연령은 55세며 40세 이하는 10%도 채 안된다. 이 대학은 그간 세계적으로 최고의 전문가라고 인정을 받는 학자만이 하버드대교수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교수를 채용해 왔다. 서머스 총장은 2명의 교수를 나이 때문에 거부한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으나 하버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교수는 뭔가를 이미 이룬 인사가 아니라 앞으로 성취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버드 인문과학대의 제르미 나울스 학장은 이와 관련 "서머스 총장은 ''사화산''보다는 ''활화산''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학자들은 하버드대의 이같은 변화에 대해 환호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하버드대 비교문학과 잰 지올코스키 과장은 젊었을 때 수년간 반짝하다가 시들시들해 지는 학자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컬럼비아대 교원대학의 아서 러바인 학장은 젊은 교수들만 찾다 보면 실수는 반복되고 훌륭한 교수는 다른 대학에 빼앗기게 될 위험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에서 4년제 대학 교수의 평균연령은 지난 1993년의 47.6세에서 1999년에는 49.2세로 높아졌으며 이같은 추세 때문에 젊은 학자들이 대학에 진입할 수 있는 여지는 그만큼 줄어들어왔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