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익 산디니스타 정권시절 토지와 기업을빼앗기고 투옥까지 겪은 엔리케 볼라뇨스 게예르 니카라과 신임대통령은 1928년 5월니카라과 남동부 마사야의 부유한 지주 집안에서 태어났다. 니카라과 센트로아메리카대를 거쳐 미국 미주리주의 세인트루이스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그는 60년대 면화농장과 면직물을 생산하는 기업체를 설립하면서 기업인으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탄탄한 재력과 사업수완을 바탕으로 그는 니카라과 제조업자협회장을 지내기도했으나 1979년 산디니스타 공산혁명을 계기로 다니엘 오르테가가 물러나던 89년까지적지않은 곤란을 겪었다. 산디니스타 민족해방군(FSLN)과 오르테가 사령관은 그가공산혁명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1천200㏊에 이르는 토지와 농장을 몰수, 그가 일궜던기업을 국유화하는 한편 반혁명분자라는 누명을 씌워 투옥까지 했다. 당시 볼라뇨스의 재산압류와 투옥에 앞장선 사람들은 산디니스타에 가담한 그의농장 일꾼이나 회사 종업원들이었다. 산디니스타 정권말기 석방된 그는 민간기업연합회장으로 추대돼 90년 오르테가가 자유선거를 보장한 가운데 실시된 대선에 출마했으나 비올레타 차모로에게 패배했다. 산디니스타의 박해에도 불구하고 니카라과를 등지지 않은 `정직하고 청렴한 기업인''이라는 이미지를 배경으로 아르놀도 알레만 전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돼 96년부통령에 당선됐으나 알레만 정부의 부정부패가 지탄대상이 되자 그와 일정한 거리를 두기 위해 부통령직을 자진사임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실시된 대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총유효투표수의 56.12%를 얻어 42.5%에 그친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의 다니엘 오르테가 후보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부인 릴라 아바운사 여사와의 사이에 5남매를 둔 볼라뇨스 대통령은 "나는 (산디니스타 정권시절 니카라과를 등졌던) 다른 기업인들과 달리 투옥까지 당하며 산디니스타에 맞섰던 기업인"이라며 "정치보복없이 나의 영원한 조국 니카라과 국민의화합과 부패척결, 경제재건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