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과 핵심 측근들이 이미 아프가니스탄을 벗어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군이 이들을 쫓아 파키스탄으로 들어가 추적 작전을 벌일 계획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 사령관은 파키스탄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이테러조직 알-카에다와 탈레반 지도부를 검거하기 위해 파키스탄으로 진입하는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이 미군의 영내 진입에 동의한 것은 파키스탄 군부가 상당한 양보를 했음을 의미하며 미군이 작전지역을 파키스탄으로 확대하려는 것은 빈 라덴이 지난 달토라보라 지역 공습 후 국경을 넘었을 것이라는 첩보가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또한 빈 라덴과 탈레반 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를 추적하는 것이 여전히 미군의 최우선 과제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지난 8일 "미국이 파키스탄에서 일방적으로 작전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빈 라덴이 파키스탄에 있다고 판단되면 그를 추적하는데 파키스탄 정부와 군의 참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슬라마바드의 파키스탄 관리들과 서방 외교관들은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 정부가 지난 몇 주 간 빈 라덴과 오마르가 파키스탄으로 들어왔다는 우려가 증가함에 따라 미군의 영내 진입을 허용키로 결정한 것이라 말했다. 파키스탄 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빈 라덴과 오마르가 몰래 국경을 넘었다고 말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이제 그를 추적하는 것은 우리 군과미군의 공동 책임"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