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과도 정부에 자수해온 탈레반 정권의 각료 출신 인사 3명 가운데 한명인 물라 누루딘 투라비 전 법무장관은 국민에게 이슬람 율법을 엄격히 적용해온 초강경파로 악명이 높다고 영국 BBC방송이 8일보도했다. BBC는 굴 아그하 칸다하르 주지사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의 국방장관이었던 우바이둘라와 광.공업장관 출신의 사두딘과 함께 투라비 전 장관의 투항 사실을전하면서 악랄한 그의 행적을 소개했다. 40대 초반으로 남부 칸다하르 인근 출신의 투라비 전 장관은 1980년대 아프간을침공한 옛 소련군에 맞써 싸운 무자헤딘(이슬람 전사) 사령관을 지내다 탈레반 지도자 물라 모하메드가 `하라카트 이슬람당''을 창당하면서 탈레반에 합류했다. 무자헤단 사령관 시절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용맹성으로 전투 도중 한쪽 눈과 다리 하나를 잃었다. 투라비 전 장관은 탈레반 정권의 법무장관 재직시에는 여성들의 사회활동을 금하고 남성들에게는 의무적으로 턱수염을 기르도록 하는 한편 여성들에게는 부르카를착용해 얼굴과 몸 전체를 가리도록 강요하고 불복할 경우 혹독한 형벌을 가했다. 투라비 전 장관은 몇 차례의 암살 기도를 모면하면서도 카불의 법무부 청사 밖에 의자를 내놓고 앉아서 지나가는 시민들의 옷차림을 일일이 감시하는 일을 계속했다고 BBC는 전했다. BBC는 아프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투라비 전 장관이 일반인 사이에서는 증오의 대상이었지만 탈레반의 맹렬한 추종자들이었던 법무부 직원한테는 각별한 존경을 받았으며 탈레반 정권에서도 자신의 뜻을 관철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누렸다고 말했다. 칸다하르 주지사의 대변인은 3명의 각료 출신 인사들이 아직까지는 특정 법죄행위로 고소.고발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사면령에 따라 석방돼 이동제한 조치가 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BBC는 최근 오사만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대원 1명이 체포를 피하기 위해 입원 중이던 칸다하르의 병원 2층에서 뛰어내리면서 수류탄을 폭파해 자살했다고 전했다. 이 대원은 아랍 출신으로 작년 11월 미국의 공습으로 부상한 다수의 동료들과함께 입원치료를 받아왔는데 입원 중이던 알-카에다 대원들 대부분은 칸다하르 함락직전 병원을 떠났다고 BBC는 보도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