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출설이 나돌았던 오사마 빈 라덴과 그를 비호해온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가아직 아프간에 은신 중이라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탈레반 정권의 기반인 굴 아그하 칸다하르 주지사 대변인과 아프간 과도정부의 압둘라 압둘라 외무장관,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8일 각각 빈 라덴과오마르의 정확한 은신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들이 아직 아프간에 은신 중이라고말했다. 칸다하르 주지사의 할리드 파슈툰 대변인은 오마르가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의바그란 산악지대나 중앙부의 고르주나 우르즈간주에 은신 중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2주 후에 정확한 행방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파슈툰 대변인은 또 패주한 탈레반 전 정권의 국방장관과 법무장관 등 장관 출신 3명과 차관 출신 1명, 지방 경찰청장과 고위 군사령관들이 잇따라 아프간 과도정부에 자수해왔다고 밝혔다. 압둘라 외무장관도 행방이 묘연했던 오마르와 빈 라덴이 아직 아프간에 은신중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을 방문한 조지프 리버맨 미국 상원의원도 무샤라프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ABC 방송 회견에서 "무샤라프 대통령은 빈 라덴이 파키스탄으로 빠져 나오지 못했다고 보고 있으며 빈 라덴의 소재를 확실히 알지는 못하지만 아직 아프간 산악지대에 숨어있다는 게 그의 심증"이라고 말했다. 파슈툰 대변인은 또 과도 정부에 투항해 온 인사들중에는 탈레반 전정권의 국방장관 우바이둘라와 법무장관 투라비, 광공업장관 사두딘, 차관 출신의 사디크, 파키스탄 대사를 지낸 하카니, 헤라트주 경찰청장을 지낸 물라 압둘 하크등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파슈툰 대변인은 자수해온 인사들은 사면 결정에 따라 석방됐지만 이동제한 조치가 가해졌으며 아프간 과도정부가 이들을 지도부에 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마르의 경우 칸다하르 함락 당시 행방이 묘연해 졌으며 최근에도 투항 협상을 틈타 오토바이를 타고 포위망을 유유히 빠져나갔었다. 파슈툰 대변인은 앞으로투항 협상이 다시 없다며 그를 체포해 법정에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마르를 비롯한 탈레반 지도부는 미국의 아프간 공습 후 안전한 도주와은신을 위해 자국내 중앙은행과 지점들에서 1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인출해갔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아프간 중앙은행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프간에서 군사작전 중인 미군은 항공기를 동원해 동부지역 주민들에게 알-카에다나 탈레반의 잔당에게 은신처를 제공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군의 폭격을 받을 위험이 있다는 내용의 전단을 살포하는 동시에 카와르 킬리 동굴지역에서 알-카에다 잔당 색출작전을 계속했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국 합참의장은 미국이 14명의 알-카에다 대원들을 체포했으며 이들 중 두명은 빈 라덴의 소재를 밝혀줄 정보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칸다하르 워싱턴 AFP=연합뉴스) y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