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서방지도자로는처음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데 이어 파키스탄 정부가 아프간 과도정부와 내주중 외교관계를 재개키로 하는 등 아프간과 국제사회의 외교관계가 속속 정상을 되찾고 있다. 또 세계은행의 아프간 재건지원 논의가 본격화되고 세계식량계획(WFP)이 아프간서부지역에 대한 원조를 재개하는 등 국제사회의 지원물결이 잇따르고 있다. 압둘 라자크 다우드 파키스탄 상업장관은 8일 페샤와르의 한 기업인 모임에서 "아프간 과도정부와 완전한 외교관계를 다시 맺고 다음주부터 카불과 잘랄라바드에각각 대사관과 영사관을 개관해 가동키로 했다"고 말했다. 단 아직 치안상황이 불안한 칸다하르에는 영사관을 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우드 장관은 또 내륙국가인 아프간을 돕기 위해 교역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면서 양국간 민간교역 체제를 완전히 회복하는데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파키스탄은 지난해 11월 탈레반 정권이 패주한 직후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탈레반 대사관을 폐쇄하고 아프간과 외교관계를 단절했었다. 전날 바그람 공군기지에 도착한 블레어 총리는 이날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과도정부 수반과 만나 국제사회가 아프간 재건에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임을 약속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장기적으로 돕기 위해 이 곳에 왔다"며 "새 정부에 우리의지지와 우정을 보여줌으로써 아프간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비드 하산 세계은행 총재 권한대행은 이날 이슬라마바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프간 재건에 향후 10년간 총 150억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근20년간의 내전으로 황폐한 국토를 재건하고 병원, 상수도, 전력공급 시스템 등을 복구하는데 연간 10억-20억달러가 들 것이라고 말했다. WFP는 이날 아프간내 기근 취약지대인 서부 헤라트 지역 주민들에게 식량배급을재개했다. 크리스티앙 베르티옴메 현지 WFP 대변인은 헤라트시 주민의 80%인 34만여명을 대상으로 열흘간 식량을 배급키로 했다면서 500여명의 구호요원이 동원돼 2천600여t의 식량을 나눠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남부 칸다하르에는 치안상황 때문에 식량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페샤와르.카불.제네바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