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반세기동안 복식업계를 풍미해온 세계적인 의상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65)이 7일 전격 은퇴를 발표했다. 생 로랑은 이날 고급 패션가인 파리 16구(區) 마르소 5번지에 있는 이브 생 로랑 살롱에서 가진 정오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수년간 지병과 우울증으로 고생했다고 말했으나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은퇴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특히 이날 회견에서 준비된 성명서만을 낭독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 하고 회견장을 떠났다. 그러나 오랜 동업자인 피에르 베르주는 "혼자서 테니스 경기를 하는 것은 매우 재미가 없다"고 빗대면서 생 로랑은 세계 패션계의 방향이 더이상 자신에게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은퇴를 결정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생 로랑은 그동안 자신의 목표는 단지 여성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온 바있다. 그와 동업자인 베르주는 아무도 생 로랑의 사업을 이어받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말해왔기에 생 로랑의 은퇴는 `이브 생 로랑'' 패션 사업의 종말을 알리는 것일 수도 있다. 생 로랑은 지난 1999년 회사를 구치에게 매각하면서 ''YSL''상표를 포기했으며 이탈리아 회사인 구치는 미국인 톰 포드의 주도로 ''이브 생 로랑'' 기성복과 화장품, 장신구등을 팔고 있다. 생 로랑과 베르주는 회사 매각 이후 프랑스 실업가 프랑수아 피노 소유의 고급패션하우스를 경영해왔는데 생 로랑이 구치나 피노와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점과 자신의 건강악화, 이달 말로 그의 패션하우스가 40주년을 맞는다는 점등 때문에 그가 곧 은퇴할 것이라는 설이 지난 수주 동안 파리 패션가에 나돌았다. 특히 지난 6일 언론들은 톰 포드가 브랜드 ''YSL'' 기성복 사업을 경영하는 방식에 불쾌해하고 있다고 보도해 그의 은퇴설을 뒷받침했다. 알제리 출생의 생 로랑은 17세인 1953년에 재능을 인정받아 크리스티앙 디오르 상점에서 입사, 1957년 디오르가 급사하자 22세의 나이로 상점을 맡게됐다. 그러나1962년 독립해서 베르주와 함께 상점을 차린 후 현대적이고 신선하고 단순한 디자인으로 고객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파리 AFP=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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