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5일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에게 "신실한 우정의 손을 내민다"면서 화해를 제의하고 나섰다. 그러나 아탈 베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는 무샤라프 대통령의 발언을 환영한다면서도 파키스탄이 우선 테러척결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날 네팔 카트만두에서 열린 남아시아협력협의체(SAARC) 정상회의 개막연설에서 이처럼 화해 의사를 밝히고 연설을 끝낸뒤 바지파이 총리에게로 다가가 악수를 나눴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남아시아의 평화와 조화, 발전의 여정을 함께 시작하자"고 제의하고 "파키스탄 정부는 언제, 어느 수준에서든지 인도와 지속적인 대화를 가질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파키스탄 역시 테러의 희생자로 모든 형태의 테러를 강력히 비난한다"며 그러나 "합법적 저항및 자유 투쟁과 테러 행위를 구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테러에 대한 인도와의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반면에 바지파이 총리는 "무샤라프 대통령이 나에게 우정의 손을 내밀어 반갑다"면서도 "이제 그는 파키스탄 국내와 그 통제권이 미치는 지역에서 테러리스트들이인도에 대한 테러를 자행토록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이같은 제스처에 부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지파이 총리는 "이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과거의 경험때문"이라며 "나는 우정을 손을 가지고 (99년의 인도-파키스탄 정상회담을 위해) 라호르로 갔으나 그에 대한 보답은 카르길 침입과 인도 여객기 납치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2000년) 무샤라프 대통령을 아그라로 초청했으나 그 보답은 잠무와 카슈미르 의회에 대한 공격과 지난달의 인도 의회에 대한 테러였다"고 말했다. 미리 준비한 연설문을 제쳐둔채 이와같은 내용으로 즉석 연설을 한 바지파이 총리는 이어 준비한 연설문으로 돌아가 참석 정상들에게 테러에 대응할 것을 촉구하면서 "일부 국가들"은 SAARC가 87년 채택한 반테러 협약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핵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은 카슈미르 지역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왔으며 파키스탄은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 대한 이슬람 세력의 공격이 테러라는 인도측 주장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의사당 테러사건으로 촉발된 양국 분쟁은 양측 모두 ''핵무기 공격''을 경고하는 등 전쟁위기로 치닫았으나 파키스탄이 무장조직원들을 검거하는 등 ''성의''를 보이자 진정국면을 맞고 있다. 그러나 바지파이 총리는 파키스탄이 과격 무장단체를 단속할때까지 무사랴프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가능성을 배제한다고 말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제사회도 평화적 사태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오는 6일 바지파이 총리와 만난 뒤 7일에는 무샤라프 대통령과 회동할 예정이다. 인도를 방문중인 블레어 총리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대화는 테러에 대한 "절대적인 거부"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인도 의사당과 카슈미르 주의회 의사당 테러사건은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양측에 대화를 촉구하기 위해 다음주 남아시아 특사를 파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파키스탄 군이 인도령 카슈미르 마을에 공격을 가했다고 인도 관리들이 이날 밝혔다. 관리들은 파키스탄 군이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잠무에서 240km 떨어진 푼츠에 박격포 공격을 해왔다고 말했다. (카트만두.잠무 AP.AF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