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붕괴되면서 탈레반 편에 섰던 인사들이 갑작스럽게 말을 갈아타며 전향하는 바람에 현지에서 활동 중인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적과 아군을 가려내는데 큰 어려움을 겪는 등 작전수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데이브''라고만 이름을 밝힌 미군 특수부대 지휘관은 "오늘 우리의 적으로 총을 쏘던 사람들이 내일은 한편이 되는 당황스런 일이 자주 발생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미 특수부대들이 아프간인들의 정보에 의존해 다른 아프간인들이 신뢰할만한 인물인지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작년 11월 중순께 하미드 카르자이의 군사고문 역할을 맡은 데이브는 특히 칸다하르의 탈레반 병력이 투항하기 직전에 피아를 구분하는 것이 훨씬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칸다하르에서 북쪽으로 20여㎞ 떨어진 사이드 알림 칼레이에서 열린 탈레반과의 항복협상에서 탈레반측이 대규모 협상대표단을 파견해 공격하는 보안상의 위험이 있다는 점을 카르자이에게 조언했으며 결국 이 것이 받아들여져 협상대표 수가 4명으로 제한됐다고 밝혔다. 데이브는 또 탈레반의 항복조건과 관련, "내가 확실히하고자 했던 유일한 사항은 조건부 항복이나 고위지도부에 대한 협상을 차단하는 것이었다"면서 나머지는 모두 카르자이에게 맡겼다고 말했다. 투항협상에 보호약속을 받지 못한 탈레반 지도부는 항복직전 칸다하르 지역을 빠져 나갔다. 데이브는 "탈레반 지도부가 탈출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위해 부하들을 이용해 항복협상을 벌였으며 어느 누구도 그들을 도우려했던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칸다하르 AP=연합뉴스)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