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여성 영화제작자이자 영화 `스팅'을 마틴 스코시스 감독과 공동제작, 아카데미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던 줄리아 필립이 지난 2일 암으로 사망했다. 향년 57세. 유대계 지식인의 딸로 태어난 필립스는 1969년 파라마운트사의 편집자로 영화계발을 들여놓았으며, 1973년 로버트 레드포드와 폴 뉴먼을 기용한 `스팅'의 공동제작자로서 아카데미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해 첫 명성을 얻었다. 1976년에는 스코시스 감독과 `택시 드라이버'를, 이듬해에는 스티븐 스필버그감독과 `미지와의 조우(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를 공동제작하는 등할리우드의 유명 인사가 됐다. 그러나 그같은 성공의 뒤안길에서 필립스는 할리우드에 만연한 난잡한 성교와약물남용 풍조에 빠져들었으며 결국 코카인 중독자가 됐다. 지난 1991년 출간한 회고록에서 필립스는 너무 빨리 성공을 거둔데 따른 문제점들을 토로하고 할리우드의 어두운 이면을 속속들이 묘사해 화제를 모았다. 회고록 출간 이후 필립스는 할리우드 안팎에서 많은 찬사를 받기도 했으나 책에서 부정적으로 묘사된 적지 않은 친구와 동료, 할리우드의 실력자들로부터는 따돌림을 받아왔다. 지난해 8월 암을 진단받은 필립스는 최근 수개월 동안에는 과거 회고록 때문에사이가 멀어진 사람들과의 접촉에 나섰다. 가족들은 필립의 이같은 노력은 화해를위한 것이 아니며 단지 "당신은 내 인생의 한 때에 매우 중요한 사람이었다"는 점을알리고 작별을 고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할리우드 AP=연합뉴스)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