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당국은 남부 바그란 부근에서 전 탈레반정권 지도자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의 투항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 협상이 결렬될 경우 그를 사살 또는 체포하기 위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소식통들이 2일 밝혔다. 아프간의 정보 관리들은 칸다하르에서 북서쪽으로 약 160km 떨어진 산악지대인 바그란 마을 인근에서 1천∼1천500명의 탈레반 병력과 함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오마르의 신병 인도문제를 놓고 아프간군 지휘관들과 탈레반 병력들을 보호하고 있는 현지 원로들간에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 존 스터플빔 해군 소장은 바그란으로 도주한 탈레반 병력이 투항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했으나 '오마르의 신병과 관련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 타임스는 이날 카불발 기사에서 칸다하르성의 정보책임자인 하지 굴랄라이의 말을 인용, 오마르의 투항 협상이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앞으로 3-4일 이내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아프간군은 미 해병의 지원 아래 오마르를 사살 또는 체포하기 위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벌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굴랄라이가 이끄는 아프간군이 바그란 마을 부근에 있는 오마르에 대한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으며 '소탕'작전에는 미 해병의 지원을 받는 4천-5천명의 아프간군이 동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당초 이 소탕작전이 지난 1일 개시될 예정이었으나 현지의 부족지도자들이 오마르의 장래와 불법무기 반납에 관해 협상할 수 있도록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굴랄라이가 밝힌 것으로 전했다. 또 다른 정보 관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마르가 현재 바그란의 어딘가에 숨어 있다는 보도가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아프간군 지휘관들이 바그란의 부족지도자들을 상대로 오마르의 신병인도 문제를 놓고 이틀동안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간에서는 지난해 12월31일부터 오마르의 체포를 위한 대규모 군사작전이 전개되고 있으며 칸다하르 북서쪽의 험준한 산악지역에 초점이 맞춰진 이번 작전에는 미 해병대와 아프간군 병사들이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방부는 그러나 오마르 체포를 위해 해병대가 직접 동원됐다는 보도를 부인하고 이들이 첩보수집 작전에 투입됐을 뿐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그간 칸다하르에서 작전을 펴온 해병대와 교대하기 위해 제101 공수사단 병력 1천여명 중 1진이 현지에 도착했다고 밝히고 알-카에다와 탈레반 지도부를 색출하기 위해 해병대와 특수부대를 포함한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할 태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유에스에이(USA) 투데이는 오마르가 '9.11 테러공격'의 제1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과 함께 숨어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오마르가 지난해 12월 칸다하르를 포기한 후 바그란 마을로 도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하고 작년 말 정권을 인수한 새 아프간정부의 지도자들은 그가 빈 라덴과 함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오마르의 은신처가 탈레반이 보수적인 이슬람교도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던 지역으로 험준한 산세와 매우 독립적인 군벌들로 유명한 곳이라고 밝히고 오마르와 빈 라덴이 함께 은신중이라는 이론은 다른 곳에서 빈 라덴의 종적으로 찾지 못함에 따라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미특수부대 지휘관 존 멀홀랜드 대령은 특수부대가 수색작전을 펼치고 있는 토라보라 동굴지역에서 빈 라덴이 발견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지적하면서 '빈 라덴이 수십여t의 돌더미에 깔려 죽었거나 아니면 다른 곳으로 탈출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ksshi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