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머리기사로 다뤄온 파키스탄 언론들이 인도와 파키스탄 전쟁 가능성으로 화제를 바꿔 일제히 보도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30일 전했다. 파키스탄 군인들의 사기가 충전해 있는 것을 비롯 공공병원들은 비상근무에 돌입했고 군정보 기관 관료들이 인도의 공습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 특히 인도와의 접경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동요가 두드러졌다. 펀잡주 시알코트 주민들은 대규모 병력이동을 목격하자 집을 버리고 피난길에 오르기 시작했으며 카슈미르와 인도 통제선 인근의 라와코트 주민 100여명이 28일밤 피신했다가 하루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달 1일부터 파키스탄국제항공사의 인도 영공비행이 금지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남은 항공권을 구입하기 위한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아수라장 이뤘다. 뉴델리행(行) 버스가 29일 마지막승객을 태우고 라호레를 출발하자 국경을 사이에 두고 가족과 생이별한 주민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인도로 시집간 샤힌 라크발씨는 친정부모를 만나기 위해 파키스탄에 들렀다면서"버스운행이 중단되면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큰 고통을 당할 것"이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라호레를 출발해 뉴델리로 떠나는 기차 역시 31일을 마지막으로 운행이 무기한 중단된다. 한편 인도 뉴델리를 출발해 아타리로 떠나는 기차가 30일 마지막 승객을 태우고 플랫폼을 빠져나가자 역구내는 순식간에 눈물바다를 이뤘다. 파키스탄과의 접경지역에 위치한 아타리는 파키스탄으로 통하는 통로역할을 해왔으며 이곳에서 하차한 승객들은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으로 진입해 기차를 타고 이동해왔다. 파키스탄의 주요 항구도시인 카라치는 상대적으로 전쟁위기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였으나 사회적 불안감은 주식시장을 강타해 폭락을 거듭했으며 소폭의 반등기미를 보였다. 비정부기관은 31일 펀잡에서 가두행진을 벌여 인도와 파키스탄간 대화를 촉구할 예정이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