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파 빌리거 신임 스위스 대통령은 새해 최대의 국정현안은 스위스의 유엔가입이라면서 내년 3월로 예정된 국민투표에서 유엔 가입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5년에 이어 두번째로 임기 1년의 윤번제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되는 빌리거 대통령은 30일 스위스국제방송과의 단독회견에서 "내년 3월3일 스위스의 유엔가입을 결정하는 국민투표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유권자들에게 유엔가입의 당위성을 설득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빌리거 대통령은 또한 스위스의 영어 조기교육 논란에 대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영어 구사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스위스의 4개 공영어(독어.불어.이탈리아.로만티쉬)중 1개 언어와 영어를 동시에 배우는 것이너무 과도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폐지압력을 받고 있는 스위스의 은행비밀법과 관련, "만약 연방정부가 이를 폐지할 용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스위스의 직접민주주의제도하에서는 국민이 우리를 저지하게 될 것"이라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그러나 은행비밀법이 돈세탁이나 마약거래 자금 등의 어떠한 범죄도 결코 보호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면서 "다만 스위스와 같은 금융의 중심지는 생존을 위해 도덕적.윤리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빌리거 대통령은 9.11 테러사태와 스위스에어의 도산, 고타르 터널화재 및 크로스에어 추락 등 일련의 대형재난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데 대한 교훈을 묻는 질문에 "세계적인 현안들이 우리에게 진정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며"따라서 우리는 국제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을 가능한 최선을 다해 경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빌리거 대통령은 재무장관을 겸직하게 된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