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2002년 1월 1일 유로화 전면 통용을 앞두고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독일 일간지 타게스 슈피겔이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독일 정부는 유로화 도입에도 불구하고 물가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공언하고 있으나 유통업체들은 마르크화 표시 가격을 유로화로 전환하면서 가격을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스 아이헬 독일 재무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유로화가 유로랜드(유로화가입 12개국)에서 전면 통용됨에 따라 역내 국가간 가격 비교가 가능해져 독일의 물가가 오히려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헤르만 프란첸 독일 소매업협회(HDE) 회장은 독일은 유로랜드에서 물가 수준이 높지 않은 편에 속하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가격 비교를 통한 물가 인하 요인이 별로 없다"고 지적하고 유로화 전환에 따라 식료품 등 생필품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화 전면 통용에 따라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독일 정부는 유로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공공 요금 등이 오르지 않도록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소수점 이하 계산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나 일반 소매점들은 가격을 올리는 방향으로 전환율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마르크화 가격 표시를 유로화 표시로 바꾸면서 포장 용량에도 변화를 주어 소비자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가격을 인상하는수법도 사용하고 있다고 소비자 보호단체들은 지적하고 있다. 독일 소매업협회는 소매업체들이 유로화 전환 비용으로 약 80억마르크를 부담해야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밝히고 이에 따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독일 경제가 내년에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에너지와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여 독일 유통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HDE는 내년에 5천개의 유통업체가 문을 닫아 약 280만명의 유통업체 종사자중 1만1천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