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과도정부는 내년 1월초 제3의통화인 `아르헨티노'를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로돌프 로드리게스 사아임시 대통령은 경제난 해결을 위해 미국과 스페인에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로 밝혔다. 아르헨티나 과도정부의 로돌포 프리게리 경제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르헨티나 정부는 공공 대외 부채에 대한 이자와 원금 상환을 즉각 연기할 것을 오늘 선언한다"고 밝혀 외채상환 중단을 공식 선언했다. 다니엘 스치올리 신임 체육장관도 이날 24일 각료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과도정부는 `아르헨티노'로 명명된 새 통화를 내년 1월초부터 통용시키기로 했다"며 "새 통화는 공무원 임금과 연금 지급 및 정부비품 구매에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르헨티노는 기존 페소화 및 달러화와 병용하되 태환정책에 따라 환율은 1대1로 고정된다"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아직까지 아르헨티노의 성격과 세부 발행.유통계획등은 발표하지 않은 가운데 서방 언론들은 새 통화가 기존의 채권들과 같은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새 통화 발행이 정부의 유동성 부족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처방책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페소화 평가절하의 사전단계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주 경제난에 허덕이는 시민들의 약탈및 유혈폭동이 확산되면서 사임한 페르난도 델라루아 대통령의 후임자로 연방의회의 인준을 거쳐 23일 취임한 로돌포 로드리게스 사아 임시대통령은 1천320억달러의 외채 상환 중단 선언과 함께 제3의 화폐유통, 100만개 일자리 창출 등을 선언했었다. 로드리게스 사아 임시 대통령도 24일 한 주간지와의 회견을 통해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과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에게 경제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지원 요청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로드리게스 사아 임시 대통령은 이어 과도정부가 1천320억달러의 외채에 대해 상환중단을 선언한 것과 관련, 일시적인 조치에 불과하다며 국제 채권자들에 대해 동정을 호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로드리게스 사아 임시 대통령의 취임직후 곧바로 제임스 월시 대사를 통해 취임축하 메시지를 전달하고 아르헨티나와의 긴밀한 유대를 강조했으나 아르헨티나의 외채상환중단 선언및 경제지원방안등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미 국부무대변인이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외채상환 중단 선언에 대해 아직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은 아르헨티나에 대한 신용차관한도를 확대하겠다며 지원의사를 표명했다. 아르헨티나 과도정부의 외채 지불유예 선언으로 아르헨티나에 대한 국가위험지수는 24일 사상 최고치인 약 5천 베이스포인트(bp)까지 뛰어올랐다. 미국 신용평가업체인 JP모건이 매일 시간대별로 발표하는 아르헨티나 공채에 대한 위험지수는 24일 오전 지난 주말보다 약 300 포인트 급등한 4천998 bp를 기록,과도정부의 외채상환중단 조치에 대한 외국 투자가들의 극심한 불안을 반영했다. 4천998 bp는 미국의 재무부 채권을 기준으로 아르헨 공채에 대한 가산금리가 49.88%에 이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증시와 금융기관들은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성탄절 연휴로 주식거래와 예금인출, 송금 등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휴장일을 하루 더 늘려 26일까지휴장한다. 따라서 외채 상환 중단 선언이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은 27일에나 드러날 전망이다. 로드리게스 사아 대통령은 또 소요사태의 지속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주 등 일부 지방에 재선포됐던 비상사태를 모두 해제했다. 페르난도 델라루아 전대통령의 중도사퇴 직적인 이달 중순부터 전국적으로 발생한 약탈 등 소요사태로 24일 현재 최소한 32명이 사망하고 5백여명이 부상했으며, 2천여명이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아르헨티나 사법당국도 군사정권시절 인권유린 행위에 가담한 군정관계자들의 신병인도 요청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델라루아 전(前) 정부의 사법규정을 철폐, 관련자들의 신병을 외국에 인도하거나 국내 법정에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베르토 수피 과도정부 법무장관은 현지언론 회견에서 "인권유린 행위에 연루된 혐의로 외국 사법당국의 신병인도 요청을 받은 군정관계자들의 신병인도를 원천적으로 거부한 델라루아 전대통령의 긴급명령은 수정돼야 할 규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수피 장관은 "과도정부의 입장은 인권유린 행위자들에 대해 면책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며 "따라서 군정관계자들에 대한 외국 정부의 신병인도 요청은 국내법에 따라 신병을 인도할 것인지 아니면 국내 법정에 세울 것인지 재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신병인도나 국내재판을 규정한 국제법이 있는 만큼 우리가 관련자들의 신느?넘기지 않는다면 국내에서 재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로드리게스 사아 정부의 새 정책을 바라보는 아르헨티나 언론들의 시각은 곱지 않다. 아르헨티나의 `더 네이션'지 등은 24일 사설을 통해 100만개의 신규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은 재원조달방안이 뒷받침되지 않은 헛된 기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으며 `암비토 파이낸시에로'지는 정부가 여론을 의식해 아직도 단기적인 처방책마련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