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된 '아르헨티나호'의 새 '선장' 아돌포 로드리게스 사아 대통령은 23일 취임 직후 경제 자구책을 내놓았다. 그의 경제해법은 민심수습 채무재조정 긴축 등의 순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사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의회연설에서 "외채는 이 국가가 국민들에게 지고 있는 빚에 비해 우선순위에서 밀린다"고 말했다. 1천3백20억달러에 이르는 외채상환을 유예하는 한편 외채를 갚는 데 쓰일 자금으로 1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에서 그의 민심 수습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그는 외채 상환유예 기간을 언급하지 않았다. 국제 금융계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짧게는 차기대통령이 선출되는 내년 3월 총선까지,길게는 향후 3년까지 외채상환 유예를 채권단에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3통화 창출,비상 식량 배급,폭동 피해상가에 대한 보상 등도 국민을 의식한 조치다. 주당 2백50페소,월 1천페소로 묶였던 예금인출 제한도 부분적으로 해제키로 했다. 월급에 한해 내년 1월4일부터 전액을 인출할 수 있도록 했다. 사아 대통령은 하지만 긴축조치도 강행키로 해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사회로부터의 지원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긴축 1 순위는 정부로 10개 부처를 내무 외무 노동 등 3개부처로 줄이고 신규채용을 동결키로 했다. 사아 대통령은 또 자신의 월급여 3천페소를 전국 공무원의 급여 상한선으로 설정했다. 반면 월 2백페소에 불과한 최저임금을 공공부문의 경우 5백50페소,민간기업은 월 4백50페소로 인상키로 했다. 상대적 박탈감을 촉발시킨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피폐한 산업기반을 재건하기 위한 조치도 취해진다. 신규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도입키로 했다. 사아 대통령이 이끄는 아르헨티나호의 항해를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