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인도 의사당에서 발생한 자살테러로 인도와 파키스탄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23일 카슈미르 통제선을 사이에 놓고 또다시 교전이 발생, 인도군 2명과 파키스탄 민간인 1명이 숨지고 15명 이상이 다치는 등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파키스탄 국방부는 이날 국영 APP통신에 파키스탄 군이 보복공격을 단행해 인도군 벙커 4곳을 파괴하고 일부 다른 곳에도 손실을 입혔으며 인근 탄약고도 전소시켰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인도군이 23일 자동소총과 박격포 등을 동원, 통제선을 따라 푼츠 라왈라코트 지역에서 공격을 시작했으며 이에따라 파키스탄 군은 인도군 벙커를 공격하는 등 상응하는 대응을 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관리들은 포격이 22일 저녁부터 시작돼 23일에도 국경선을 따라 포격이 간헐적으로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 관리는 AFP통신과 전화회견에서 타로티 마을에 사는 28세 청년이 머리에 유탄을 맞아 숨지는 등 노인과 아동등 민간인이 9명이나 다쳤다고 밝혔다. 다른 관리도 인도군이 박격포를 동원해 민간인을 표적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인도 관할 국경지대에서 인도군의 이상한 움직임이 명백히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인도는 23일 인도령 잠무-카슈미르주 잠무에서 50㎞떨어진 삼바 지역에서 정찰활동을 벌이던 인도군이 파키스탄군의 총격을 받아 인도군 병사 2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조지 페르난데스 인도 국방장관은 이날 PTI통신에 인도군이 최고 비상경계상태에 돌입해 있으며 보병 본대의 공격에 앞서 탱크 등 기갑차량으로 적진을 신속히 돌파하는 타격대 일부가 펀자브와 라자스탄주(州) 국경 인근으로 이동, 근접배치됐다고 전했다. 페르난데스 국방장관은 또 "지난 의사당 테러배후범들이 처벌받을 수 있게 인도해달라는 우리측의 요구에 파키스탄이 응해주리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인도는 파키스탄이 테러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2개 이슬람 민병대 지도자를체포하고 자산을 동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나 파키스탄이 증거를 요구하면서 이를거부해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는 21일 지난 1971년 이래 처음으로 파키스탄 주재 인도대사를 소환하고 파키스탄과 연결되는 모든 도로와 철로를 폐쇄하는 강경조치를 단행해 양국간에 경색국면이 가중돼왔다. 특히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총리는 23일 인도는 어떤 우발사태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있다면서 위기가 온다면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키스탄도 인도군의 공격가능성에 대비해 최고 경계령을 발동했다. 파키스탄공군부참모총장은 이날 AP통신에 인도가 침공하면 파키스탄 군은 완벽히 방어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인도는 이에 상응하는 보복 공격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일간 힌두스탄 타임스는 23일 L.K. 아드바니 인도 내무장관이 내달 미국방문시 미국측에 파키스탄을 '테러국가'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아드바니 장관은 회견에서 "나는 미국측에 우리의 입장과 파키스탄이 명확한 테러국임을 입증하는 자세한 증거를 전달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명확한 선택기준이 갖고 있어 이중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에게 테러국인 파키스탄을 미국 주도의 대(對)테러 연합의 일원으로 간주하는 행위를 납득할 수 없다면서 미국이 파키스탄에게 보이는 이중잣대를 철폐해 줄 것을 요구해왔다. (무자파라바드.잠무.이슬라마바드 AP.AFP=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