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최근 큰 인기 속에 상영된 일부 영화들이 '한류'(韓流)의 원조격인 베트남에 수출되면서 한국신드롬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고 있다. 그동안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베트남의 언론들이 최근 베트남에서 상영됐거나 상영되고 있는 영화에 대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영화'라고 지적하고 외화의 선별수입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해 중순 베트남 정부가 한국 드라마의 너무 잦은 상영에 대해 브레이크를 걸었던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자칫 베트남의 한국 열풍이 사그러들지않을까 우려되고있다. 노동총연맹에서 발간하고있는 '노동신문'은 최근 베트남에서 상영되고 있는 일부 영화를 예로 들며 "이러한 저질영화는 베트남 젊은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뿐만아니라 값비싼 외화를 낭비하는 것으로 재고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동신문은 이 기사에서 한국영화의 우수성을 인정하면서도 일부 저질영화에 대해서는 수입업자에 대해 이러한 영화를 수입한 근거와 관객들에 미치는 영향 등에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이 신문은 올들어 베트남에서 상영된 영화 '찜'과 '패자부활전'이 11만8천명과16만9천명이라는 엄청난 관객을 끌어 모은 것은 아름다운 연기와 순수하고 깨끗한사랑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그러나 최근 상영되고 있는 '엽기적인 그녀'와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은 '한국의 엽기적문화를 다룬 것으로 비교육적인 측면이 강하며 베트남의 청소년들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이 신문은 "영화내용중 여주인공이 인사불성이 되도록 술을 마시고지하철안에서 남의 머리에 토하며 남자를 구타하는가 하면, 자신의 뱃속에 든 아기를 낙태시키는 등은 베트남 문화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수 없는 내용이며 비합리적이고 논리에도 맞지않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이란 영화도 "내용면에서 너무 단조롭고 배우들의 극에 대한 열정이 부족해 베트남 영화와 크게 다를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이런 영화를 많은 돈을 주고 수입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노동신문은 반문했다. 이 영화들은 호치민영화사가 수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은 "경위를 조사해 베트남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는 영화가 수입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특파원 kh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