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과 승무원 197명을 태운 아메리칸 항공(AA) 63 보잉 767 여객기에서 22일(현지시간) 한 승객이 신발속의 '즉석폭탄'을 폭발시키려 했으나 승무원과 승객들에 의해 진압당했다고 美 공항 당국이 밝혔다. 파리발 마이애미행인 이 여객기는 기내에서 사건이 벌어질 당시 대서양 상공을 날고 있었으며 문제의 승객과의 몸싸움으로 승무원 2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행기는 사건 직후 보스턴의 로건 공항에 비상착륙했다. 美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있는 이 승객은 `중동출신'으로 보이며 3주전 벨기에에서 '리처드 리드(28)'란 이름으로 발급된 영국여권을 소지하고 있었으나 위조여권일 가능성이 높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리드는 승무원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이 말했다. 로건국제공항의 톰 킨튼 항공국장은"그 승객의 여권을 검사해봤더니 많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으며 또다른 소식통은 "그 여권은 가짜"라고 말했다. 킨튼 국장에 따르면 승무원들은 기내에서 한 승객이 성냥불을 켜서 강한 유황냄새가 나는 것을 발견하고 그에게 다가갔으며 곧 그가 하려는 짓을 알아채고 그를 덮쳤다는 것. 그는 승무원들이 덮치자 "내몸에 (폭탄이) 연결돼 있다"고 소리질렀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로라 화이트 매사추세츠항만청 대변인은 리드가 신발에 불을 붙이려다 여승무원들에게 적발됐으며 의사 2명을 포함한 주변의 승객들이 1m93㎝의 거구인 그를 격투끝에 제압해 안전벨트로 묶은 뒤 진정제를 3차례나 주사하고 도화선으로 연결된 신발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여승무원 2명이 부상했으며 그중 한명은 리드에게 물어뜯겨 비행기가 착륙한 뒤 병원으로 실려갔다고 공항을 운영하는 기구인 '매스포트'의 한 대변인이 밝혔다. 여객기 기장은 북미항공방위사령부에 즉각 상황을 알려 F-15 전투기 2대가 출격했으며 여객기는 공군기의 유도로 오후 12시50분께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이 여객기에는 승객 185명과 승무원 12명이 타고있었다. 아메리칸 항공의 앨 베커 대변인은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비행기는 보스턴에서 2시간의 비행거리에 있었다고 말했다. 제인 스위프트 매사추세츠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발표, "승무원과 승객들의 용의자 진압은 매우 위험한 상황에서 위대한 용감성과 태도를 보여준 것이었다"면서 "이같은 영웅적인 행동은 아메리칸항공 63기의 승객 약 200명의 목숨을 구해준 것이나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사건의 보고를 받은 킨튼 국장은 리드가 수하물없이 단독으로 여행 중이었으며 X-레이 검사결과 그의 신발뒤축에 빈 공간이 있었고 그 속에 기체에 심각한 충격을 주는데 충분한 양의 폭약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리드가 사용하려던 기폭장치가 `즉석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현지 WHDH TV방송은 리드가 갖고있던 폭약이 군과 산업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폭약인 'C4'라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C4는 폭죽에도 사용되는 'RDX'가 주성분으로 불로 폭발시킬 수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해 즉시 보고받았으며 계속 사건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스콧 맥클레런 백악관 대변인이 말했다. 한편 영국 외무부는 영국시민 1명이 미국당국에 체포된 것을 확인하고 관례대로 영사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보스턴 AFP.AP=연합뉴스)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