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동부 최후거점에서 밀린 알-카에다 전사 2천명이 패주하고 있다는 보도속에 오사마 빈 라덴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고 미 정부 관리들의 전황분석 또한 엇갈리고 있다. 하지 모하마드 자만 동부동맹 사령관은 16일 "알-카에다 병력이 토라 보라 동굴과 터널에서 쫓겨 도주하고 있지만 세계 최고의 현상범은 이 곳에 없다. 그는 용케빠져나갔다"고 말해 빈 라덴과 핵심 추종세력들이 험준한 산악을 이용, 파키스탄 혹은 이란으로 피신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른 아프간 반군 사령관들도 빈 라덴이 인근 파키스탄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으며 파키스탄의 한 신문은 그가 이란으로 피신했다고 보도했다. 알-카에다 진압에도 불구하고 미 정부 고위관리들 역시 사우디 아라비아출신 극렬 테러리스트가 어디에 있는 지 알 수 없다고 말해 빈 라덴의 정확한 소재파악과제거때까지 미국의 아프간 전투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카불 인근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아프간 과도정부 지도자들로부터 들은 보고를 토대로 잘랄라바드와 파키스탄 국경사이에 위치한 토라 보라에서 치열한 전투가벌어져 알-카에다 전사 약 200명이 전사하고, 고위 사령관과 다른 11명이 생포됐으며 탈레반 전사 9명이 붙잡혔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또 "나머지 2천명이 산악지대에서 도주중"이라고 밝혔다. 자만 동부동맹 사령관은 알-카에다 최후보루를 장악, 25명을 생포하고 200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밝히면서 수주간에 걸친 전투와 미 공습으로 군사작전에서 승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더 이상 미군의 폭격은 필요없으며 우리 병력이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ABC-TV '이번주' 프로그램에 출연, 아프간 동부동맹의 토라보라 작전에 대해 "진전은 있다.그렇지만 토라 보라일대를 완전히 장악하기까지는 당분간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하다고본다"고 말해 알-카에다 잔당에 대한 완전한 축출까지 공습 등 군사행동이 계속될것임을 시사했다. 미 언론들은 빈 라덴이 알-카에다 대원들과 함께 토라보라 산악지대에 은신하고있으며 그가 외부와 무선으로 교신하는 목소리가 포착됐다고 보도했으나 파키스탄의한 신문은 빈 라덴은 지난 주 알-카에다가 동부동맹과 투항협상을 전개할 당시 이미이란으로 몸을 숨겼다고 전했다. 동부동맹의 또 다른 사령관은 하즈라트 알리도 "며칠전만해도 빈 라덴이 여기에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었으나 지금은 그의 행방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알-카에다가 전 세계 어디에 있든지 그들을 파괴해야 한다"고 말하고 "오늘이든 내일이든, 아니면 1년이나 2년후가 되든 그를 잡고 말 것이나" 그가 아프간내에 있는 지 여부는 "정말 모른다"고 답변했다. 파월 국무장관은 "빈 라덴이 아직 거기에 있다는 얘기도 있고, 국경을 이미 넘었을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그가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 해병대가 칸다하르 공항 인근에 포로수용소 건설작업의 일환으로 지뢰와 부비트랩 제거작업을 벌이던 중 지뢰가 폭발, 해병대원 1명이 중상을 입는 등 3명이 다쳤다고 미군당국이 밝혔다. 미 전문가들은 또 남부 칸다하르 인근 타르나크농장에서 알 카에다가 추진해온것으로 보이는 화생방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관련 자료 25-30여건을 발견, 증거확인을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라 보라.트빌리시.워싱턴 AP.AFP=연합뉴스)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