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객기가 뉴욕에서 127마일 떨어진 코네티컷의 밀스톤 핵발전소에 충돌한다. 핵발전소는 화염에 휩싸이고 막대한 양의 방사성물질이 인구밀집 지역의 공기중에 유출되기 시작한다.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뉴저지, 로드 아일랜드, 버몬트 등지는 최소한 30년간 사람이 살 수 없으며 일부 지역은 300년 동안 오염된 죽음의 땅이 될 것이다. 아이들은 백혈병으로 목숨을 잃고 수만명의 사람들은 암으로 죽어갈 것이다.' 이 무시무시한 시나리오는 한때 기우(杞憂)로 여겨졌지만 9.11 테러를 계기로 현실이 되고 있다고 USA투데이지(紙)가 14일 보도했다. 핵기술자들과 과학자들은 미국 전역의 103개 핵발전소와 16개 핵처리 시설에 대한 항공기 테러 위협을 간과할 수 없는 위협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의 핵통제위원회(NRC)는 이러한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대부분의 핵발전소는 지진과 자연재해에 견딜 수 있게 설계돼있으며 공항 인근에 있는 일부 핵발전소는 소형 비행기 충돌을 견딜 수 있게 설계돼있다. 그러나 9.11 테러에 사용된 것과 같은 대형 비행기 충돌에 대비한 핵발전소는 사실상 전무하며 이에 NRC는 이달안에 철저한 보안정책 검토를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철제 강화 콘크리트 판으로 둘러싸인 원자로뿐만 아니라 사용한 원료를 저장하는 저장고 역시 위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제트기와 같은 소형 비행기도 저장고가 있는 건물을 뚫고 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장고의 물이 불안정하게 되면 연료봉이 뜨겁게 달아올라 화재및 대규모 방사성 유출을 초래할 수 있다. 한 예로 밀스톤 핵발전소 3기에서 사고로 유출될 수 있는 방사성 물질의 양은 최악의 방사선 유출 사고가 발생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 양의 5배에 해당된다.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이 사고로 12만5천명이 사망하고 350만명이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