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의 항복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이끌어갈 과도정부 구성및 칸다하르 통치문제를 놓고 대립을 보였던 파벌간 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됐다고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과도정부 수반이 9일 밝혔다. 소수 종족인 우즈베크족 출신의 대표적 군벌인 압둘 라디스 도스툼 장군 역시 과도정부 구성에 대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권력분점과정에서 무력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로써 탈레반 퇴각 이후 고조됐던 아프간 정파간 긴장이 완화될 전망이다. 미국은 이날도 B 52전폭기등을 동원해 오사마 빈 라덴이 은신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아프간 동부 토라 보라 산악지대등에 대한 공습을 강화했으며 미국의 공습으로 적어도 24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 탈레반은 미국의 공습과 반(反) 탈레반 진영의 공세에 밀려 자불주의 통치권을 부족원로들에게 이양함으로써 아프간 전체 29개주를 모두 잃었다. 카르자이 과도정부 수반은 이날 칸다하르 통치문제를 놓고 대립을 보였던 굴 아그하 전(前) 칸다하르 지사와 탈레반 퇴각이후 칸다하르를 점령한 물라 나키불라 전무자헤딘(이슬람 전사) 사령관간의 회담을 주재하고 아그하 전 지사가 칸다하르주의 임시 주지사직을, 나키불라 사령관이 부지사직을 수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카르자이 수반은 "아그하는 아프간 공식 정부가 새로 (주지사를) 지명할 때까지그 직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아그하 지사는 10일 종족 사령관 회의를 열어 법집행 및 치안상황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최대종족인 파슈툰족 지도자 카르자이를 수반으로 하는 과도정부 구성에 불만을 품고 불참을 선언했던 도스툼 장군도 지난 5일 독일 본에서 합의된 과도정부구성에 따른 향후 권력분점과정에서 무력은 행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도스툼 장군은 "어쨌든 더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권력분점이 무력수단에 의해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스툼 장군은 "내가 유혈사태와 전쟁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으나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카불에서 협상을 가질 것이며 법치(法治)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자르 이 샤리프를 포함해 아프간 북부의 상당부분을 지배하고 있는 도스툼 장군은 우즈베크계가 과도정부에서 농업및 광업장관직을 할당받는데 그치자 과도정부구성이 공평하지 못하다며 불참의사를 밝혔었다. 그가 장악한 지역은 석유와 가스매장량이 풍부하다. 한편 미국은 9.11 테러공격의 제1 용의자인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비호세력인탈레반정권 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가 아직 아프가니스탄내에 은신중인 지역에대한 공습을 계속했다. 딕 체니 부통령은 NBC TV회견에서 빈 라덴은 잘랄라바드 남쪽 토라 보라 지역인근에, 그리고 오마르는 칸다하르 부근에 각각 은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도 빈 라덴의 소재와 관련, "우리는 그가 대략 어디에 있는지를 알고 있다. 우리가 아는 바로는 그가 그 나라(아프간)를 떠나지 않았다"면서 오마르를 비롯한 탈레반 지도부를 계속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B 52전폭기를 동원해 토라보라 인근의 알 카에다 거점들에 강도높은 폭격을 계속하면서 거대한 화염이 치솟았다. 반 탈레반 진영의 하지 모하마드 자만 사령관은 빈 라덴이 토라 보라에 숨어 있는 것이 "100% 확실하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일간지 더 뉴스는 미확인 보도를 통해 오마르와 그의 일당이 지난 7일칸다하르를 넘겨주면서 탈출해 칸다하르 인근에 숨어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국의 대규모 공습 과정에서 오폭 사고가 일어나 빈 라덴을 추적하며 이일대를 포위하고 있던 아프가니스탄의 반(反) 탈레반군 전투원 3명과 민간인 24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다고 아프간 이슬람통신(AIP)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정통한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미국 전투기들이 팍티카주 주도인 샤라나시에서 차량행렬에 폭격을 가해 부녀자 9명을 비롯해 14명이 숨지고 이슬람 사원 한곳도 파괴됐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탈레반의 악명높은 군벌이었던 물라 압둘 사람 로케키와 물라 시에드모하메드 하카니가 장악하고 있던 자불주의 통치권도 종족 원로들로 구성된 슈라(자문위원회)에 이양,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의 주는 이제 한곳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우즈베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을 연결하는 `우정의 다리'가 4년만에 재개통돼 9일 구호물자를 실은 첫 화물열차가 이 교량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으로 들어갔다. 화차 15량에 밀가루와 곡물등을 실은 이 열차는 아무 다랴강 위에 세워진 다리를 건너 아프가니스탄 영내로 들어간 뒤 잠시 정차했다 알려지지 않은 아프가니스탄내 목적지로 향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