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탈레반 최후거점 칸다하르의 함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도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결코 끝난 것이 아니며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8일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워싱턴포스트와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칸다하르의 상황은 서부개척시대를 보여주는 쇼와 같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미군과 반군이 2주전 탈레반 포로폭동이 발생했던 북부도시 마자르-이-샤리프에서 한 것보다 칸다하르에서 경계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마자르-이-샤리프에서 무기를 지닌 사람들이 인명을 살상하고 전투를 벌여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며 "이것은 칸다하르에서도 가능하다"고 우려했다. 탈레반이 칸다하르에서 투항했음에도 불구, 아직 칸다하르 시내에서는 무장한 탈레반 병사들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고 파키스탄에 도착한 한 탈레반 인사가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어 오사마 빈 라덴이 아프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국경을 통해 파키스탄으로 달아났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사령관도 현재 탈레반 최고지도자인 "오마르의 소재를 알지 못하며 칸다하르가 이틀 또는 사흘안에 안정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국의 더 타임스는 오마르가 붙잡혀 탈레반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진 군벌 물라 나키불라의 "호의적인 보호"를 받으며 구금돼있다고 보도했다.그러나 아프간 과도정부 수반 하미드 카르자이는 오마르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며 그가 체포됐다는 보도는 확인할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반탈레반군이 빈 라덴이 숨어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토라 보라 산악지대에서 대대적인 수색작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미군의 B-52 폭격기들이 이날 오후 12시50분(현지시간)께 멜라와산 인근에 폭격을 재개했다. 한동안 눈덮인 멜라와산 상공을 선회하던 폭격기들은 연이어 폭탄을 퍼부었으며 거대한 연기와 먼지가 치솟아 올랐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빈 라덴의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 병사들과 반탈레반군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다. 칸다하르에 투입된 미 해병대는 탈레반의 투항에 따라 알 카에다 조직원 색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스튜워트 업튼 대위가 이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신원이 확인된 테러범들을, 특히 알 카에다 조직원들을 찾고 있다"며 탈레반 병사들을 추적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모든 해병대 장교들이 알 카에다핵심 조직원들의 사진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업튼 대위는 또 지난 이틀간 해병대 병력이 헬기및 군용차량 등을 이용해 칸다하르 지역의 모든 탈주로를 감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탈레반 항복 이후 알카에다와 탈레반 병사들을 체포및 사살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7일 수 백명에 이르는 무장 탈레반 병사들이 칸다하르를 떠나 산악지대와 파키스탄 등으로 떠났으며 이들 중 일부가 미 해병대의 공격을 받아 탈레반 병사 7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군 대변인 라시드 쿠레시 소장은 입국자들에 대한 감시강화를 위해상당수 병력을 파견한데 이어 빈 라덴과 알 카에다 조직원 색출을 위해 무장 헬리콥터를 이용, 국경 지대에 대한 정찰 활동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쿠레시 소장은 또 파키스탄 정보부가 9.11 테러가 발생한 뒤 한달여 후인 10월중순까지도 탈레반에 무기 등을 비밀리에 지원해왔다는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며 강력히 부인했다. (워싱턴.카불.토라보라 AF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