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사실상 항복한 가운데 탈레반 군이 게릴라 부대로 조직을 재정비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첨단 무기를 동원한 미군의 대규모 공습이 탈레반 몰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탈레반 병사들이 전투를 통해 격퇴된 것은 아니며 많은 이들은 무기를 지닌 채 달아났다. 이와 관련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사령관도 "칸다하르 지역을 봉쇄했으나 일부 탈레반 병사들이 도시를 빠져 나갔다"고 밝혔다.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외국인 조직원들 역시 북부동맹의 공세에 밀려 달아났을 뿐 별다른 유혈 충돌은 없었다. 앞서 탈레반 최고지도자 오마르는 장기간에 걸친 게릴라전을 경고했으며, 대테러 국제연대의 켄튼 키스 대변인도 "무장 탈레반 병사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국에 굴복하기보다는 차라리 죽기까지 싸울 것을 천명해온 탈레반 병사들은 지난 94년부터 96년까지 파죽지세로 아프간 전역을 휩쓴 역전의 용사들이다. 실제로 탈레반 트럭 400대가 빈 라덴이 숨어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토라 보라 지역으로 진입하는 길목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지난달 13일 카불이 함락되자 굴부딘 헤크마트야르 전 아프간 사령관은 장기간의 게릴라전을 경고했다. 그는 "탈레반이 주요 도시에서 항복해도 전쟁은 끝난 것이아니다"고 강조했다. 탈레반은 지난 79년-89년 소련군의 침공에 맞서 도시와 마을이 아닌 험난한 산악지대와 동굴에서 전투를 벌여 승부를 결정지었다. 탈레반의 조직 재정비 우려와 함께 지난달 9일 북부동맹 수중에 떨어진 북부도시 마자르-이-샤리프에서 파벌간의 전투및 약탈, 폭력 등이 난무해 또 다른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 (카불 AF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