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부정시비로 얼룩진 스리랑카 총선에서 제1야당인 통일국민당(UNP)이 승리, 7일 총리가 사임 의사를 표시하고 대통령이 조각(組閣)을 위해 UNP 총재에게 회동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각 정당 대표가 재투표 가능성을 배제한 가운데 당국은 7일 오전 해제했던 통금령을 중심부인 캔디시(市)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다시 선포, 유혈충돌 사태에 대비했다. 세나라스 카푸코타와 UNP 사무총장은 이날 중앙 선관위원장과 다른 정당 대표들과 만난 뒤 UNP가 225석의 의회 의석가운데 120석을 획득했다고 밝히고, 비록 일부지역에서 유혈충돌과 투표소 봉쇄 사태가 잇따랐지만 재투표는 하지 않기로 합의됐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22개 선거구 가운데 17개 지역에서 개표가 마감된 결과, UNP가 93석을 차지했으며, 집권당인 인민연합(PA)은 59석을 얻는데 그쳤다. 좌파정당인 인민해방전선이 13석을, 그리고 타밀해방전선연합은 3석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선거기간 PA는 관광 수입 감소 등을 초래한 타밀 분리주의자들과의 투쟁을 내세운데 반해 UNP는 개발과 경제 회복을 강조했다.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대통령은 이날 짤막한 성명을 통해, 자신이 새로운 조각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총리 출신인 라닐 위크레메싱게(52) UNP 총재를 8일 초청했다고 밝혔다. 쿠마라퉁가 대통령은 총선에 앞서 자신이 UNP 정부와 일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UNP는 반대로 쿠마라퉁가 대통령을 외교만 담당하는 의례상의 대통령으로 만들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라트나시리 위크레미니야카 총리는 성명을 통해 "우리가 패배했다는 사실이 명백해 졌다"면서, "나는 즉각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지난 5일 스리랑카가 민주주의를 시작한 53년만에 최악의 유혈충돌이 발생, 61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부상했으며 당국은 즉각 통금을 실시했다가 33시간만인 이날 오전 이를 해제했다. 그러나 이날 중심부인 캔디시(市)에서 투표함을 개표소로 운반중이던 10명의 모슬렘당 당원이 피살된데 대한 항의로 이슬람 교도들이 가옥들과 한 주유소를 방화하는 등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당국은 다시 이날 오후 7시부터 캔디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 통금령을 발효했다. (콜롬보 AP.AFP=연합뉴스) ciw@yna.co.kr